대화를 할때 적절한 속담의 사용은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더 강하게 의미를 전달하기도 합니다.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발 없는 말이 천리간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라고 하면 정말 말을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속담은 처음에 누가 쓰기 시작했는지 알 수 없지만 과거부터 조상들의 지혜가 축적되어 있어 삶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기도 하고 언어도 유려하게 만들어주네요.

 

오늘날 유럽 문명을 형성하는데 로마는 큰 기여를 하였는데 로마에서 쓰던 라틴어는 지금은 사어가 되었지만 중세를 지나 근대까지만 해도 지식인들이 반드시 공부해야 하는 언어였습니다. 라틴어에는 오랜 역사만큼 많은 격언이 있는데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라틴어 격언집' 은 라틴어의 주요 격언을 묶은 책입니다.

 

라틴어는 어렵고 학문적인 언어로 생각이 되지만 로마가 지배하던 시대에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던 언어였습니다. 그래서 라틴어 격언에서도 우리가 일상 생활을 하면서 겪을 수 있는 감정인 시기나 질투, 오만 뿐만 아니라 겸손이나 지혜, 처세에 대한 내용이 골고루 포함되어 있네요. 이 책은 중세의 위대한 철학자 중의 한 명인 에라스뮈스가 펴낸 '아다지아' 를 오늘날에 맞게 편집한 책을 번역하였습니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라틴어 격언일 것입니다. 대략 오늘을 즐겨라라는 뜻으로 노는 것과 관련이 있는지 알았는데 실제 의미는 이와는 조금 다르네요. 영어 번역은 오늘을 잡아라(Seize the day)로 오늘을 열심히 살라라는 경건한 의미라고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라틴어 격언 두 가지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하나는 진실의 언어는 단순하다(Veritatis simplex est oratio)입니다. 상대방을 속이기 위해 감언이설을 하거나 진실을 왜곡하는 경우도 있지만 언제나 진실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반박할 수 없습니다. 다른 하나는 민중의 소리는 신의 소리(Vox populi vox dei)로 처음에는 중우정치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말로 쓰였지만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과 잘 통하네요.

 

라틴어 격언 중에는 직접적인 표현도 있고 상징적인 표현도 있는데 읽고 나니 우리가 알고 있는 고사성어나 속담과 뜻이 유사한 격언들도 많습니다. 그만큼 인간이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지켜야 하는 것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슷한것 같아요. 책 읽으면서 당시 로마의 모습도 엿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