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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루  | 리뷰。 2011.01.14 14:5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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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
문학의문학 | 2010/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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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누가 재림 예수를 죽였는가" 
                       예수를 법정 위에 세운 이야기 <망루> 
 

   주원규 지음 / 문학의 문학 펴냄 / 318면 / 1만 1,000원
   
   2009년 <열외인종 잔혹사>로 제14회 한겨레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주원규의 신작 장편 소설 <망루>는 경제권력·종교권력·정치권력이 의형제를 맺은 부조리한 사태를 '망루' 위에서 고발한 책이다.


   강북 재개발 지역의 노른자 땅인 도강동에 위치한 미래시장은 철거를 앞두고 있다. 맞은편에는 철거 지역에 종합 레포츠 쇼핑센터를 세우려는 세명교회가 있다. 담임목사 조창석은 미국에서 방탕한 생활을 하던 아들 조정인을 불러 후임 목사로 세습시킨다. 학위를 위조하고 목사로서의 자질도 없던 조정인은 여동생 조수희와 약혼한 세명교회 전도사 정민우를 협박해서 설교문을 대신 쓰게 한다. 목사 안수가 얼마 남지 않은 정민우는 조정인의 위세에 눌려 그의 말을 순순히 따른다.


   그러던 어느 날, 세명교회 홈페이지에 '이 땅에 나타난 재림 예수'라는 글이 등장한다. 사도 바울의 제자였다가 열심당원으로 활동한 '벤 야살'의 관점에서 재림 예수를 바라본 종교적 선언문 형식의 글이다.


   "재림 예수가 나타났다. 마침내 예수는 이 고통과 번민의 땅에 재림하고야 만 것이다, 벤 야살이 그러한 확신을 갖게 된 때는 공교롭게도 재앙의 먹구름이 유대 땅 예루살렘을 가혹하게 뒤덮어 버린 어느 날이었다." (본문 33면)


   비슷한 시기에 한국철거민연합회란 '빨갱이' 단체가 미래시장 철거민들과 함께 세명교회 앞에서 시위를 한다. 경찰은 불법 시위 죄목으로 이들을 진압했고, 이때 정민우는 함께 신학교를 다녔던 죽마고우 김윤서와 우연히 마주친다.


   김윤서는 세명교회의 부정과 부패에 환멸을 느껴서 신학교와 교회를 떠나 방랑하다가 한국철거민연합회를 만들어 철거민을 돕는 일을 해 왔다. 김윤서는 정민우에게 "재림 예수를 만났다"고 말한다. 더는 '악마의 노예'로 남기 싫었던 정민우, 그는 고민 끝에 이주 보상비를 받지 못해 신음하는 철거민들의 본거지인 성문당 건물 4층을 찾는다.


   "'저들이 어떻게 빨갱이란 말인가.' 어이가 없었다. 후줄근한 차림새에서 배어 나오는 생존에 대한 악다구니 외에 다른 어떤 이념의 흔적도 묻어 있지 않은 무구한 모습들이었다. 이런 이들에게 이념이니 사상이니 하는 말이 과연 어울릴까." (본문 67면)


   김윤서가 말한 재림 예수는 정민우도 알고 지냈던, 시장통에서 철물과 보일러 수리 일을 하던 한경태였다. 한경태는 오래전부터 미래시장에서 혼자 살면서 갈 곳 없는 노인들과 노숙자들을 돌보던 사람이다. 김윤서도, 정민우도 처음에는 한경태가 재림 예수인지 확신하지 못했다. 팔이 부러지고 다친 사람들을 한경태가 치유하는 장면을 목격할 때도 그랬다.


   "난 오랫동안 참 예수를 찾아 떠돌아다녔다. 약한 자와 가난한 자, 병든 자의 고난과 함께하는 예수를 찾아 무던히도 돌아다녔어. 하지만 교회 어디서도, 봉사 단체 어디에서도 예수는 나타나지 않았어.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예수의 이미지는 점점 더 흐릿해져만 갔지. 그런데 바로 이곳에 나타난 거야. 절망과 분노, 탄식만이 가득한 인생 막장, 패배자들이 우글거리는 이곳에서 기어이 예수를 발견하고 만 거라고." (본문 77면, 김윤서의 말)

 
   한편 세명교회 측에서 보낸 용역 깡패들은 매일 성문당을 찾아와 짐승의 피와 분뇨를 쏟아붓고 화염병을 던졌다. 이에 분노한 김윤서가 용역 깡패 중 한 명을 잡아 폭력을 행사하자 한경태는 김윤서를 저지시키고 다친 깡패를 치유해 준다. 김윤서는 대의를 생각하지 않고 값싼 인정에 흔들리는 연약한 재림 예수, 한경태에게 불만을 느낀다.


   "재림 예수가 나타났다면 그땐 세상의 종말과 영원한 평화, 그것도 아님 맹렬한 심판이 나타나야 하는 것으로 믿어 왔었어. 그런데 이건 좀 이상해. 재림 예수가 나타났는데도 아무도 그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기적은 놀라웠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예전의 한 씨 아저씨 그대로 그를 대하는 것만 같단 말이야." (본문 155면, 정민우의 말)


   철거민들이 성문당에서 향후 대책을 논의하던 밤, 경찰은 헬기를 동원하고 물대포를 쏘면서 본격적으로 진압을 하기 시작한다. 경찰의 암묵적 용인 아래 용역 깡패들은 목각과 연장을 들고 철거민을 공격한다. 망루 위로 올라선 김윤서는 화염병으로 협박하며 최후의 일전을 벌일 준비를 한다. 김윤서는 폭력에 대해 폭력으로 대항하는 자신을 말리고 다친 특공대원을 치료해 준 한경태를 살해한다.


   "한 씨의 곁으로 다가간 윤서는 넋을 잃어버린 망연한 눈빛에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사이 고여 든 눈물방울을 한가득 머금고서 여전히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한 씨의 등 깊숙이 자신의 손에 쥔 식칼을 밀어 넣었다. 그리곤 한 씨를 그대로 뒤에서 부둥켜안았다. 그렇게 둘의 몸은 하나가 되어 버렸다." (본문 288면)


   시너 통의 뚜껑이 열려 망루에는 순식간에 불이 붙는다. 재림 예수에게 비수를 꽂은 벤 야살 김윤서도 망루와 함께 최후를 맞는다. 정민우는 가까스로 구출된다. 불이 진화될 즈음, 늦은 새벽의 여명이 비치기 시작한다.


   일곱 명이 죽은 성문당 망루 화재 사건이 있은 지 한 달 뒤, 세명교회는 서울시와 컨소시엄을 이뤄 종합 레포츠 쇼핑센터 기공식 기념 예배를 강행한다. 이날은 동시에 정민우의 목사 안수식이 있는 날이다. 목사가 되길 바랐던 어머니 한 집사의 오랜 기도를 뒤로하고, 정민우는 조정인에게 백지 설교문을 전달한 뒤 사라진다.


   설교문을 미리 확인하지 못한 조정인은 각 기관장과 교인, 내빈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무 말도 못 하고 당황한다. 화가 난 정인은 "정민우 이 개새끼 어디 있냔 말이야! 끌고 와!"라는 괴물의 모습을 보이며 파국을 초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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