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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책 제목(Digital Art History)이 시사하듯, 컴퓨터의 보급 이후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새로운 정보 기술들과 예술의 결합에 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기 위한 책이며, 현재의 예술이 이전까지의 예술과는 달리 ‘디지털’ 이라는 형식의 이해와 더불어 진행되어야 함을 전제하고 있다. 책을 출한한 ‘CHArt’는 매년 디지털 문화 혁명과 더불어 변화하는 예술에 관한 컨퍼런스를 진행하고 있다. CHArt는 컴퓨터에 열광한 예술과 디자인 사학자들에 의해 1985년 설립되었는데, 매년 관심있는 뮤지엄들과 아트갤러리의 멤버들에 의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이 책은 2001년과 2002년의 컨퍼런스의 내용을 토대로 구성된 책이다.

책은 크게 4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전반적인 시대 배경의 이해를 먼저 기술한 이후, 현재의 상황과 과거를 재매개화 하는 디지털 방식을 소개하는 동시에 그러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문제점과 실제 예들을 다루고 있다. 도입부격인 첫 번째 ‘Teaching and Communication’ 부분은 책의 소개글(introduction)을 구성한 William Vaughan 에 의해 시작되는데, 앞서 설명했던 시대적 배경 및 변화한 환경에 부합하는 새로운 예술의 등장을 소개하며, 그로부터 파생되는 가능성과 문제점들에 관해서도 기술하고 있다. 즉, 작품의 소유권 및 저작권 문제 그리고 보다 근본적인 문제라 볼 수 있는 디지털 기반의 예술 작업에 관한 이해와 분석의 문제까지 다루고 있다. 그러나 내용이 길지 않아 전체 상황을 아우르는 자세한 분석이 행해지지 못하는 한계를 보인다. 두 번째 부분인 'Visualising the Past'에서는 과거의 유적(Stephen Clancy의 글에서 나오는 프랑스의 샤르트르 대성당)이 가진 의미를 디지털 환경에서 새롭게 구축하고 가시화하는 혁신적인 방법들이 소개된다. 세 번째 부분인 ‘Online Art'에서 Michael Hammel은 그린버그의 유명한 논문인 “Towards a Newer Laocoon” 을 차용한 제목인 “Toward a Yet Newer Laocoon. Or, What We Can Learn from Interacting with Computer Games" 라는 글로서 새로운 형식의 디지털 예술은 새로운 방식의 이해의 도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마지막 부분인 'Method and Practices' 부분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예술에 관한 새로운 분석방법 및 보관방법에 관한 예들이 소개된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Digital Art'라는 용어는 이제 우리들에게 익숙한 용어가 되어버렸다. 책에서 지적하고 문제시하고 있듯이 새로운 환경에 의해 예술 작품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새로운 문제점들을 생산해내고 있다. 본문의 곳곳에서 그러한 문제점들과 실례들을 소개하고 있지만, 컨퍼런스 강연문을 기초로 한 책이니만큼 책으로 엮어내기에는 부족한 면들이 눈에 띈다. 그러한 부분에서 이 책은 제목에서 연상되는 디지털 예술에 관한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지침서격의 책은 아니다. 그러나 ‘CHArt’ 가 지속적으로 시행하는 컨퍼런스 내용을 확인하는 동시에 현대적인 예술과 디자인에 관한 애정으로 가득찬 영국 예술계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글. 유원준(앨리스온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