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읽을까 이리저리 책을 뒤적이다 하드커버의 비교적 작은 사이즈의 크기가 맘에 들어 어떤 책일까 살펴보니 바로 '선생님의 가방'의 저자인 가와카미 히로미의 작품이었습니다.
어쩐지 문체가 조금 낯이 익다 싶었거든요. 주인공의 심리를 특별히 설명하려 하지도 않고 심층적으로 다루지도 않지만 서서히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늪처럼 빠져드는 매력이 있는 책입니다.

뭐라고 할까.... 저자와 마주 앉아 편하게 수다를 떠는 기분이 들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특별한 이야기도 아니고 일상적인 이야기지만 책을 읽고 있으면 내 자신이 '나카노에 고만물상'에 앉아서 손님들을 맞는 기분이 든다고 할까요.

이야기는 12개의 작은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는데 별개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이어지는 고리와 같은 형식입니다.

고물상이라기엔 조금 격식이 있고 엔틱샵이라기엔 조금 격이 떨어지는 그래서 '古만물상'이라는 이름이 딱 어울리는 상점의 주인인 나카노와 그의 누이인 마사요 그리고 남자 직원원 다케오와 여직원 히토미가 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히토미가 이야기하는 형식의 내용입니다. 그래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너무나 평범한 이야기라서 역동적인 스토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다소 지루하게 생각되어질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수필과 같은 잔잔한 흐름을 즐기시는 분이라면 '글을 읽는다.'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처럼 꽃샘추위 때문에 외출하기 힘들 때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편안한 자세로 읽기에 아주 적합한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