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 때 쯤이었나... [TV 책을 말하다]에 주제도서로 선정되어나온 적이 있는 책이다. 그때 참 인상깊게 봐서,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라 생각했었는데 잠시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전에 남래 언니 홈에 갔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 다시금 읽어보고 싶다는 충동을 마구마구 느껴서 드디어!!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너무 밝고 재미있어서 책에서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잠이 와서 책을 덮고 싶은데도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눈이 먼저 다음 페이지를 보고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 그래서 하루 종일 책만 보고 있었다.(책을 빨리 못 읽어서 하루 종일이 걸렸다...--;) 하지만 그렇게 하루 종일 봐도 전혀 지겹지 않은 책!!

사실, 어릴 때 TV에서 만화로 했던 것은, 내가 너무 어릴 때였기도 하고, 제대로 본 것 같지도 않고 해서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어쩌면 그래서 이 책을 더 재미있게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앤이란 아이가 너무 좋아졌다.
나도 앤처럼 기분좋은 상상을 많이 하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

하지만 그런 옷을 입든, 목 주위에 레이스가 달리고 옷자락이 바닥에 끌리는 아름다운 잠옷을 입든 누구나 똑같이 꿈은 꿀 수 있죠. 그게 바로 제 위안이에요.

마릴라 아주머니, 앞일을 생각하는 건 즐거운 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루어질 수 없을지는 몰라도, 미리 생각해 보는 건 자유거든요. 린드 아주머니는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런 실망도 하지 않으니 다행이지.'라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실망하는 것보다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는 게 더 나쁘다고 생각해요.

앤에게
여명이 커튼을 두르고
별들을 꽂을 때
기억하라, 네게 친구가 있다는 것을
비록 멀리 방황하고 있다해도.

지금은 서로 모른 체하고 지내지만, 아직도 전 억누를 수 없는 애정으로 다이애나를 사랑하고 있어요. 다이애나 생각만 하면 무척 슬퍼져요. 하지만 이렇게 재미있는 세상에서 오랫동안 슬픔에만 빠져 있을 수야 없겠죠, 아주머니?

글쎄, 난 나 자신 외에는 어떤 사람도 되고 싶지 않아. 평생 동안 다이아몬드의 위로를 받지 못한다고 해도. 난 진주 목걸이를 한 초록 지붕 집의 앤으로 아주 만족해. 매슈 아저씨가 분홍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의 보석보다 훨씬 더 귀한 사랑을 이 진주 목걸이에 담아주셨다는 걸 난 알거든.

열심히 하면 그 장학금을 받을 수 있을 거야. 내가 문학사 학위를 받아 학사가 된다면 매슈 아저씨가 얼마나 자랑스러워하실까! 아, 포부가 있다는 건 즐거운 일이야. 이렇게 커다란 포부를 가지게 돼서 정말 좋아. 내 야망엔 끝이 없을 거야. 그게 제일 좋은 거지. 한 야망을 성취하자마자 또 다른 야망이 더 높은 곳에서 빛나고 있는 것이 보여. 그래서 인생은 즐거운 거야.

지금 난 솔직히 내가 에이버리 장학금을 받건 못 받건 별로 상관이 없어. 난 최선을 다 했고 '경쟁의 기쁨'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 노력해서 이기는 것 못지않게 노력해서 실패하는 것도 좋은 거야.

이 세상에서 무엇을 갖거나 얻는 일에는 모두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리고 비록 야망을 갖는 일이 가치 있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으며 노력과 극기, 불안, 그리고 실망을 강요한다.

전 지금 어느 때보다도 포부에 차 있어요. (중략) 전 여기서 최선을 다해 살 거고, 그 대가로 가장 훌륭한 것을 받을 거예요. 퀸스를 졸업할 때에 저의 미래는 제 앞에 곧게 뻗어 있었어요. 그 길을 따라가면 많은 이정표를 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죠. 이제는 그 길에 모퉁이가 생겼어요. 그 모퉁이 길에 무엇이 있는지는 저도 몰라요. 하지만 가장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믿을 거에요. 모퉁이 길은 그 나름대로 매력이 있어요. 그 모퉁이를 돌아서면 어떨지 궁금해요.

퀸스에서 돌아온 다음 날 밤 그 창가에 앉아 있던 이후로 앤의 시야는 좁아졌다. 하지만 앤은 자기 발 앞에 놓인 길이 좁다고 해도 그 길을 따라 잔잔한 행복의 꽃이 필 것이란 걸 알았다. 성실한 노력과 값진 포부와 마음이 맞는 친구가 있다는 기쁨은 앤의 것이 될 테고, 그 어떤 것도 앤의 천부적인 상상력과 꿈 속의 이상 세계를 앗아갈 수 없었다. 그리고 길에는 언제나 모퉁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