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는 다른 병과 달리 가장 건강한 나이인 15세에서 45세까지의 사람들을 초토화시켜요. 이들은 누군가의 엄마 아버지여서 이들이 죽으면 에이즈 고아가 생기고, 사회적으로는 한창 일할 나이의 인력이 줄어 사회 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게 돼요. 예를 들면 문전옥답이 있어도 농사지을 사람이 없고 마을의 유일한 교사가 죽으면 학교는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거죠.

 

개인의 가난과 더불어 국가의 재난도 문제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는 국민총생산액을 몽땅 외채의 이자를 갚는 데 쓰느라 1인당 1달러도 보건비로 책정할 수 없는 실정이다. 현재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도 혼자 힘으로 에이즈의 재앙을 막을 수 없다. 선진국이 하루 빨리 아프리카 최빈국의 부채를 탕감해주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담보노동 아이가 풀려났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구조적으로 돈을 빌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이 아이가 다시 담보노동을 하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정기 후원은 이래서 중요하다.

릭샤 한대. 그리고 아이가 받는 초등교육으로 드디어 이 식구는 질긴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여자 선생님도 턱없이 부족하다. 여학생은 반드시 여선생님이 가르쳐야 하는데, 하루아침에 많은 여교사를 찾을 수가 없어 같은 학교의 고등학생이 선생님 노릇을 대신하고 있다.

 

 

국제협력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완전히 뜬구름 잡는 소리여서, 입사 초기에 내 업무에 대한 당위성을 질문 받을 때 곤혹스러웠더랬다.

 

지금은 그나마 내게 나오는 월급이 회사에 아깝지 않아야 한다는 마인드로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들을 시도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내가 많이 부족한 것을 느낀다.

 

이 책은 내 업무에 있어 당장 눈에 보이는 생산적인 일은 아니더라도, 우리가 왜 그러한 국제 캠페인에 동참해야 하는지, 그것이 이 global community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작은 대답이 되어 주었다.

 

(물론 여전히 우리가 소속된 교육 단체에서 동성애자 및 양성애자를 지지하는 것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았지만..)

 

글로벌 마인드.

 

한비야 씨가 가진 것이, 또 내가 이 책을 통해 그녀에게 깊게 배웠던 것이 바로 글로벌 마인드가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구절.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재능을 돈 버는 데만 쓰는 건 너무 아깝잖아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일이 내 가슴을 몹시 뛰게 하기 때문이예요."

 

사람들은 나도 한비야 씨처럼 가슴 뛰는 일을 찾고 싶다!!라는 말을 많이 하더라..

 

그런데, 그다지 잘난 것 없고, 뛰어난 기술 없는 평범한 월급쟁이인 내게는,

 

어떤 일을 하든 가슴 뛰는 태도로 하고 싶다는 것이 작은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