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는 미스터리와 함께>는 미스터리 추리가 무겁지 않으면서도 담백하고 유머와 잘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 웃음과 즐거움이 곳곳에 뭍어나는 유쾌한 작품이다.

코이가쿠보가쿠엔이란 고등학교를 주 무대로 하면서 그 안과 밖에서 사건이 펼쳐졌고

우연치고는 거의 필연처럼 사건 현장에 등장하면서 활약을 펼치는 이 학교 탐정부 부부장

키리가미네 료의 모습에선 먼가 예리한 구석이 있으면서 의욕도 넘치지만 한편으론 빈틈과 엉뚱한

면이 동시에 느껴지는 코믹함을 갖춘 매력적인 주인공임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번씩 결정적인 순간에 그녀의 당당한 배짱이 느껴지는 행동과 결단력은 코너에 몰린

범인을 옴짝달싹하게 만드는 탐정으로서의 면면을 다시 한 번 발견하게 해준다.

 

 

단편속에 복잡한 추리요소나 트릭은 등장하지 않지만 왠지 만만히 보았다가는 또 쉽게 허를 찔릴 수

있으니 의외의 덫에 덜컹 걸리지는 말아야겠고 각 에피소드에 얽힌 적절한 복선과 트릭은

허술한 틈을 쉽게 허용하지 않도록 작가가 구현해낸 탄탄한 구성으로 잘 받춰진 느낌이다.

그래서 이 작품이 유머미스터리를 표방하지만 단편 미스터리가 충분히 짜임새 있으면서 또 다른

신선한 추리의 즐거움과 유머를 동시에 맛보도록 이끌어주는것이 아닐까?

탐정로서 굴욕을 맛보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멋지게 역습을 펼치면서 흥미로운 사건속에

서있는 키리가미네 료와 그녀곁에 범상치 않은 예리한 사고와 재치를 갖춘 캐릭터들의 은근한 활약도

잘 눈여겨보길 바란다. 물론 허세로 자신의 몸을 휘감으면서 전율이 느껴지는 착각의 소유자들도

왠지 그리 밉지는 않고 그냥 피식 웃게된다. 물론 용서하고 싶지않은 사악한 범인에겐 주인공 료의

마음처럼 제대로 응징을 가해주고 싶고 말이다.

 

 

유머 미스터리라는 세계로 친절하게 안내받은 당신, 가벼운 마음으로 히가시가와 도쿠야가

선사하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마음껏 즐겨보길 바란다. 그 무대를 만나면 또 반가워질테고

사건속으로 얼른 들어가서 멋진 활약을 펼치며 트릭을 파헤쳐보고 싶은 욕구가 생겨날 것이다.

그 기대감이 얼른 새로운 다음 이야기로 마주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