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소로스 지음, 하창희 옮김

  지식트리 출판(2012)

 

  경제학서는 읽기가 수월하지는 않다.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이 잔뜩 도배되어 있고, 때때로 나오는 영어약어들이 맘을 아프게 하며 몇번씩 다시 페이지를 앞으로 넘기며 뒤적거려야 겨우 챕터가 넘어가기도 하고, 차라리 한쪽에 메모를 해두며 봐야 맥이 끊기지않게 겨우 않는다.

  하지만 읽다보면 '아하 그때 이런 이유로 그렇게 된거구나'하는 즐거움이 있다. 신문의 경제면에 씌여있던 기사들을 읽으면서 '그리스가 디폴트인데 왜 우리나라 증시가 들썩거려?'라며 웃기는 소리로 넘겨버렸던 대부분의 이해안되던 내용들이, 경제상식서적이나 환율, 기타 돈에 대한 책들을 읽으며 조금씩 이해가 되고 그처럼 얽히고 섥힌 세계 각국의 금융현실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유로의 미래를 말하다, 조지 소로스, 2012>라는 책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조지 소로스가 '파이낸셜 타임즈'나 '뉴욕서평'에 게재했던 경제칼럼들의 내용들을 모은것이다. 그 칼럼들이 씌여진 시기는 주로 2008년에 지구전체를 우울하게 만들었던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에서 기인한 세계금융위기와, 2010년부터 흔들리기 시작하는 유로의 국가들-그리스를 비롯해 스페인, 아일랜드, 포르투칼, 이탈리아 등등-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으며 어떻게 헤쳐나가면 좋을 것인지에 대한 저자의 개인적인 의견을 담고 있다. 원제(FINANCIAL TURMOIL IN EUROPE AND THE UNITED STATES)가 말해주듯 꼭 유로에 국한된 것이 아닌 유럽이나 미국의 금융혼란에 대한 저자의 의견이라고 보는것이 좋겠다. 그게 결국은 세계경제 전체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것이다.

 

 

조지 소로스는 자신의 이름으로 만든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의 의장을 맡고 있는 금융인이자 투자가이다. 90년대 말 IMF구제금융의 사태를 겪은 우리나라는 어쩌면 헤지펀드에 대한 인상이 그리 좋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투자가 아닌 투기로 인식되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음험하고 지저분한 짓도 서슴치 않는-그 사실여부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그냥 퍼지는 소문들로 인해- 부류들로 인식되고 있지만, 어쨋든 퀸텀펀드를 시작으로 세계 금융계에서는 무시못할 영향력을 갖고 있는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리고 나름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 기부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는 것으로 외부적으로는 표현되어 있다.

 

  이 책은 총 5개의 챕터로 되어있다. 첫번째 챕터에서는 과거의 금융위기에 대한 언급과 유로존에서 시작된 금융위기에 대해 분석하고 있으며 두번째 챕터에서는 리먼브라더스 사태의 진행과 미국정부가 어떻게 대처했는지에 대해 세번째 챕터에서는 그 이후에 미국이 어떤 정책과 개혁을 펼쳤는지, 네번째 챕터에서는 지금도 다시 금융위기가 오고 있다는데 관점을 두고, 마지막 다섯번째는 그 위기의 중심에 있는 유로존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고 있다.

 

  리먼브라더스 사태에서 촉발된 2008년의 금융위기에 대해서는 미국의 주택시장의 거품에서 기인하였으며 그 중심에는 신용파생상품-특히 신용디폴트스왑인 CDS-의 잘못된 관리가 있다고 말하며, 연방정부-특히 재무장관-의 초기진화에 대한 실책을 탓하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당시 재무장관이던 행크폴슨을 비롯한 오바마 연방정부가 사태를 너무 쉽게 생각했고, 급박히 진행되던 당시에는 그저 구제법안에 의존해서 해결하기 급급했던게 어쩌면 실책이라고....그리고 그때의 충격이 아직까지 가시지 않은채 잠재적으로 남아서 지금의 글로벌 위기에 영향을 끼치고 있고 그를 위해 미국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내 갠적인 의견-짧은 지식으로 무슨 의견까지;;;-으로는 CDS는 모순투성이 파생상품으로 말 그대로 사기다. 남의 불행이 자신의 이익이 될 수 있는 CDS같은 파생상품이 있는 한 금융위기는 언제나 존재하게 될 것 같다.

 

 유로존의 위기에 대해서는 EU의 출범자체가 부담감을 안고 있는 모순에서 출발했다고 말한다. 통합된 은행은 존재하되 그 회원국들을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는 재무기관이 없는것이 언제라도 이러한 문제를 촉발할 수 있는 불안한 시작이었다고 한다. 회원국에 휘둘리는 '유럽재정안정기금'과 '유럽중앙은행'이 현재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 말하며 그 기관들이 앞장서서 휘청거리는 국가들에 대한 국채매입과 자금지원에 나서야 함에도 불구하고 회원국들간에 얽혀있는 이해관계와 통제할 재무기관이 없는 이유로 인해 나서기 힘들다고 말한다.  그리고 유로존에서 가장 영향력있고 튼튼한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독일이 해결할 열쇠를 쥐고 있지만 역시나 자국의 이익을 무시할 수 없기에, 주변국에 마냥 퍼줄 수 만은 없기에 여전히 답답한 유로존이 되어간다고.....

 

  저자는 지금 또 글로벌 금융위기가 오고 있다는 전제하에 말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위기는 지금까지의 위기보다 어쩌면 더 큰 흔들림을 줄지도 모르며, 유로존의 잠재적인 불안요소가 계속되는 한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고. 그의 해결을 위해 우선 유럽중앙은행이 개입해야 하며 미국정부와 중국, 독일 등 뭔가 열쇠를 쥐고 있는 듯한 국가가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위기가 오고 흔들려도... 누군가는 오히려 큰 이득을 보는 존재들이 있고 그 존재들이 여전히 세계금융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게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소설에서 나오는... 장막뒤에서 주무르는 검은손? 히힛.....ㅎㅎ;;

  어려웠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 끝 -

 

www.weceo.org

유로의위기를말하다, 조지소로스, 금융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