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기웃기웃 거리다가
"이제 끝날 시간 입니다~" 소리에 그냥 곁에 있던 책을 집어왔다.
그게 러브홀릭.

일본소설 치고는 두툼해서 금방 손이 가진 않았다.
난 요즘 짧고 글씨 크고 사진이 많고 별 생각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만 읽어왔기 때문이다. 머릿속이 좀 복잡복잡하다보니 책이라도 머리 안아픈걸 읽고 싶어서.

그러다가 몇 일 전 아침에 일어났는데 갑자기 러브홀릭을 읽고 싶은 마음이 마구마구 생기는거다. 그렇게 집어들곤 쇼파로 가서 책 읽기 시작~
그냥 앉은 자리에서 두꺼운 책을 쉬지도 않고 다 읽었다.
그렇다고 정말 재미있었다곤 말 못하겠다...
그냥 무엇에 이끌리듯이 읽은 것이지 너무 재미있어서 열심히 읽은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뭔 얘길 할라고 이러나...싶었는데 읽다보니 마구 읽게 되었고
몇 장 안남기고 갑자기 결말이 드러났을때는 이게 뭔가 싶었다 - -....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결말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처음 에필로그를 제대로 집중해서 안읽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정말 예상하지 못했다. 

다 읽고 나서야 머릿속에서 이야기가 착착 짜맞춰지는데...
약간 허망하고 좀 이상하고 뭘 읽은거야!!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야마모토 후미오.... 저번에 ’울게 될 거야’를 읽고 든 기분이랑 똑같다.
상쾌하지 못하고 지긋지긋하고 어이없는 감정.

어떤 감정이던지 이렇게 매번 느끼게 해준다는건 대단한 능력이란 생각이 든다.
역시 작가는 아무나 되는게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