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음반을 처음 보고는 앨범 자켓의 오묘함과 왠지 자유스러운 느낌에 풍덩 빠져버린 것이 사실이다.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내 마음의 열망과도 맞아 떨어지는 자켓의 사진 때문이었을까?  추억 속으로 마음 편하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길을 떠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의 저 자켓.  뭔가 몽환적인 분위기 속으로 나를 데려가 줄 것 같은 이 음반. 

솔직히 스스로 음악에는 자신이 없다. 다양한 분야의 음악을 들어본 사람도 아니고, 전문적인 지식인도 아니라서 새로운 음반을 접할 때면 언제나 때로는 부담스러움으로 다가오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 음반은 자켓에서 끌린 그 느낌 그대로 음악 역시 부담스럽지 않게, 오히려 편안한 마음으로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전혀 부담스럽지도 않았고, 왠지 낯설지도 않았던 이 음반. 

제일 처음 들었을 때는 울 남편이 즐겨듣던 예전 유로댄스 음악이 떠올랐다. 단순한 음이 반복되면서도 뭔가 신나는 느낌이 드는 음악. 그래서 kent라는 밴드를 전혀 몰랐음에도, 북유럽 음악을 제대로 접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낯설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다시 여러번 들어보면서 그런 느낌보다는 약간은 건조하지만, 그 단순하면서도 오묘한 매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는 힘이 있는 음악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저 앨범의 자켓처럼 말이다. 

처음 접하는 북유럽 밴드. 그래도 낯설지 않게 편안함으로 노래 한 곡 한 곡 전해지는 느낌 덕분에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새로운 밴드를 알게 되어 기뻤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