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똥별'

제목이 참 이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강아지 똥별~!

가장 낮은 곳에서 별이 된 사람

<강아지똥>, <몽실언니>의 작가 권정생 작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삶의 길을 찾는 당신에게 들려주는 성인 동화' 라는 책 소개를 보고, 가슴이 따뜻해질 것 같은 기대를 안고 책을 펼쳤다. 그런데....

초반부터 내용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다르게 흘러갔다.

권정생 선생의 어린시절 이야기부터 전쟁이야기, 피난이야기 등등 그리 행복한 이야기들이 아니었다.

그런데 묘한 끌림이 있다. 권정생 선생의 모습을 상상하게 되고, 그때그때 상황들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나도 모르게 난 이미 책의 절반 이상을 읽어나가고 있었다.

그러면서 답답하고, 불쌍하고.....

여러 감정들이 뒤섞여서 가슴이 답답했다.

"참 복도 없는 분이셔"란 말이 나도 모르게 입에서 나왔다.

 

 

똑똑하고 공부 잘했지만, 가정형편상 제대로 배우지 못했고, 일찍부터 돈을 벌어야했고,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고, 권정생 선생이 태어나기 전에 죽은 형은 물론 누나, 동생들도 하나같이 어려운 형편에 허덕일 수 밖에 없었다. 늘 배가 고팠다.

그런 삶은 세월이 지나도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고, 심지어는 병까지 얻게 되어 더더욱 고생만 하게 되었지만, 권정생 선생은 불평 불만이 없었다.

늘 남을 먼저 생각했고, 나 혼자만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 모두가 다 같이 행복하게 잘 살길 바랐다.

그러나 세상은 권정생 선생의 바람대로 한 순간에 바뀌진 못했고, 그렇게 선생은 눈을 감았다. 큰 어린이 권정생, 그는 세상에 동화를 남기고 다시 그 동화 속으로 들어갔다.

 

몸에 병을 지닌 채로 책을 썼고, 그 책들을 모두 슬픈 이야기들 이었지만,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강아지똥별'을 읽고 뭔지 모르게 반성하게 되고, 왠지 고개 숙이게 되는 이런 마음은 비단 나 뿐이 아닐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잠시라도 겸손해지는 이 마음...평생 간직하지 못하더라도 가끔 한번씩은 '강아지똥별'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도록 해야겠다.

 

"하늘에 새로운 별이 생겨났습니다. 가장 흔한, 그래서 가장 귀한 강아지똥별. 작아서 잘 보이지 않지만 가장 슬픈 시간에 나타납니다. 가난하고 약한 것들의 기도와 눈물 속에만 내려옵니다.

당신이 울고 있으면, 당신 머리 위에 슬픈 별이 있습니다. 강아지똥별은 오늘도 내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