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깊은 구절

내게 많은 유익을 준 책이다. 읽으면서 생각할 것이 참 많고 정리할 부분도 참 많았다. 그래서 종종 읽는 속도가 느려지곤 했다. 읽으며 책이 지저분해졌다. 여기 저기 접고 줄치고 별표까지 그려넣은 곳도 있다. 저자의 삶의 경험과 소소한 이야기들이 서정적인 글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져, 이 책을 읽는 내내 영적인 에세이집을 읽는 느낌이었다.

이 책은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영혼의 사계절에 관한 내용이다. 자연에 사계절이 있듯이, 우리의 영혼에도 계절이 있다. 저자는 내 영혼이 외롭고 힘든 겨울, 소생과 회복을 사모하는 봄, 마음껏 하나님 나라를 갈망하는 여름, 풍성한 추수를 누리는 가을의 특징과 각 계절들을 관리하는 법을 알려준다. 2부는 영적인 리듬에 관한 내용이다. 각 계절의 흐름을 따라가는 영적인 리듬에 관해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먼저 내 자신의 계절이 어디쯤 와 있는지,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 수 있었다. 내 영혼의 겨울은 이미 지나갔지만, 겨울을 나는 동안 딱딱해질대로 굳어진 마음 밭에 쟁기질이 필요했다. 더 깊이 말씀을 경청하고 영적 훈련을 정착시키는 거룩한 습관이 내게 필요한 쟁기질이었다. 이것도 하나님이 은혜주셔야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영혼의 겨울을 핑계로 나태하게 늘어져 있던 내 모습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보았다.

내 마음에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겨울의 역할에 관한 부분이었다. 내 인생을 되돌아보면 겨울이 분명히 있었고, 그것은 내게 불필요하고 아픈 시간이라고 여겨졌었다. 그렇게 겨울을 그저 피하고 벗어날 생각만 했지, 이 시간표를 누릴 생각은 하지 못했다. 하나님은 내게 그 시간표 속에서도 하시는 일이 있는데, 그것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라고 깨닫게 되어 다행이다. 단지 눈 앞의 상황을 보고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그 겨울 속에서도 하나님이 하실 일들을 신뢰하며 믿음으로 기다리는 것, 그 속에서 믿음의 뿌리가 깊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겨울을 겪어 본 사람은 다른 사람의 겨울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을 기다려 줄 수 있다.

저자는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고 말한다. 누구에게나 모든 계절은 필요하기에, 사시사철 영적인 리듬을 타는 것이 중요함을 알았다. 저자는 나의 인생의 시기와 영혼의 계절, 그 교차점에서 하나님 나라를 찾으며, 그 속에서 영적인 리듬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한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봄을 찾지 못해 헤매는 내게 봄을 만나도록 도와준 책이다. 자신의 영적 상태를 점검하며,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기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