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책이 도착하자마자 읽었다. 나중에 아들에게 성교육을 어떻게 시켜줄지 늘 고민이 있었기에 이 책이 도착하기만을 기다렸었다. 나조차 성교육에 관해 체계적이고 상세한 교육을 받지 못했다. 중학교 때 학교에서 성교육 관련 애니메이션을 한 편 보았고, 고등학교 때 한 시간 교육받은 기억, 그리고 친언니한테 성교육을 잠깐 받았던 기억이 있을 뿐이다. 부모님께 성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애당초 기대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하나의 구원투수가 되어 주었다.

 

먼저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그림이 참 따뜻하고 사랑스럽다. 그리고 임신이 되는 과정이나 출산 과정들을 거부감 없이 그려놓아 초등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쉽도록 구성했다. 특히 내가 지금 모유수유 중이라서 그런지, 엄마가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그림은 날 참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 책은 엄마의 친구가 임신을 한 일상의 스토리로 시작한다. 그 속에서 어느 아이건 자연스럽게 생길 법한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이 책은 성교육에 관해 하나하나 쉽게 풀어나간다. 성과 임신이 유별나고 얼굴을 붉힐 당황스러운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아주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적인 것이라는 인식을 주었다. 실제로 이 책에 나오는 엄마와 아빠도 아이에게 아주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아이들이 성에 관해 물어 왔을 때 당황하지 않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물음에 얼굴을 붉히고 당황하면, 아이들은 금방 눈치를 채고 더는 물어오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성을 알아간다. 이 책에 나오는 엄마처럼 당황하지 않고 아주 자연스럽게 그리고 행복한 기분이 들도록 아름답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요즘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수준도 바뀌었다. 아이들이 바뀐 만큼 성교육도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렸을 때에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부분을, 참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아이들이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스러운 그림과 스토리로 알기 쉽게 쓰여 있고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인데, 읽는 내내 참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했다. 내가 임신해서 출산했었던 기억들이 하나하나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리고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해 주어야 할지를 생각해 보았다. 아들에게 성교육을 해줄 그날이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