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모든 사랑은 오해다. 그를 사랑한다는 오해, 그는 이렇게 다르다는 오해, 그녀는 이런 여자란 오해, 그에겐 내가 전부란 오해, 그의 모든걸 이해한다는 오해, 그녀가 더없이 아름답다는 오해, 그는 결코 변하지 않을 거란 오해, 그에게 내가 필요할거란 오해, 그가 지금 외로울 거란 오해, 그런 그녀를 영원히 사랑할 거라는 오해..’

’아무리 사랑해도 결국 타인의 고통은 타인의 고통일뿐. 그것이 자신의 고통이 되기 전까지는 어떤 인간도 타인의 고통에 해를 입지 않는다.’

’설사 시간이 지나고 꿈이 깨진다 해도 그 전까진 꿈을 꾸는게 인간인거야.’

’인간은 과연 실패작일까.. 인간은 과연..성공작일까? 실패와 성공의 기준은 무엇일까.. 인간은 과연 달의 이면을 볼 수 있을까? 인간은 과연 스스로의 이면을 볼 수 있을가. 인간은 어떻게 달까지 갈수 있었을까? 달위를 걸어다닌 인간 조차도, 그러나 스스로의 내면에는 발을 내리지 못환 채 삶을 마치는게 아닐까...’

’인간은 대부분 자기와 자신일 분이니까. 그래서 이익과 건강이 최고인거야. 하지만 좀처럼 자아는 가지려 들지 않아. 그렇게 견고한 자기, 자신을 가지고서도 늘 남과 비교를 하는 이유는 자아가 없기 때문이지. 그래서 끝없이 가지려 드는거야. 끝없이 ㄱ오래 살려고 하고.. 그래서 끝끝내 행복할수 없는 거지..’

’그럴 듯한 것은 결코 그런, 것이 될수 없다.’

’사랑은 상상력이야...(중략)..신은 완전한 인간을 창조하지 않았어, 대신 완전해질 수 있는 상상력을 인간에게 주었지.’

’평균을 올리는 것은 누구인가. 그것을 부추기는 것은 누구이며, 그로 인해 힘들어지는 것은 누구인가...또 그로인해.. 이익을 보는 것은 누구인가. 나는 생각했었다. 자본주의의 바퀴는 부끄러움이고, 자본주의의 동력은 부러움이었다. 닮으려 애를 쓰고 갖추려 기를 쓰는 여자애들을 보며 게다가 이것은 자가발전이다. 라고 나는 생각했었다. 부끄러움과 부러움이 있는한 인간은 결코 자본주의의 굴레를 빠져나가지 못한다.’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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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빨리 읽어져 버린것이 원망스러울만큼...
줄어드는 페이지가 아쉬울 만큼...
난 이책에 몰입했었고 그만큼 감동했다.
책을 덮은후 떠오른 한마디는 ’아름답다’라는 것이었다.
외모지상주의를 소재로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사랑과 인간과 관계.
과연 주인공은 과거의 경험이 없었다면 그녀를 택했을까.
못생기고 어둡고 아니,아니에요라는 말만 줄곧해댔던 그녀를
그는 과연 사랑했을수 있을까.
이 책을 읽고 난후엔 나또한 이런 생각을 한다는게 참 부끄럽지만 
세상이란것은 나와 같은 다수, 보이는 시각적 즐거움을 쫓을수밖에 없는 다수-인간이란것이 그렇게 단순하고 ’좋은것’만을 추구하기때문에-로 이루어진것은 아쉬워도 어쩔수 없는 것이다.
솔직히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일 주인공이 과거 어머니와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못생긴 여자’에 대한 어떠한 감정과 감흥이 없는 상태였다면
그녀를 다른이들과 똑같이 대했을거라고 생각한다.
아름다움을 추앙하고 흉한것을 기피하는 -과연 그 기준이란것이 지극이 주관적이므로 여기선 대중적이면서도 가장 극적인 상황을 예로 들겠다.- 일반적인 인간들을 잘못했다고는 할수 없다.
하지만 그로인해 부당한 대우를 받고 그로인해 장애인보다도 못한 지위를 가지게 된다면
그것은 사회의 부조리가 아니라고 당당히 말할수 있을까.
물론 현대사회에서는 많은 것이 개화되고 개방적 사상을 가지면서 부당함이라는 것이 어느정도 개선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입사이력서에 붙이는 사진을 포토샵으로 수정하고
입사면접을 보러가기전 갖가지 성형수술을 하며
단순히 아름다움으로 승부하는 직업들이 생기고
단순히 예쁘고 멋지다는 이유만으로 사랑을 독차지하게 되는 이런 현상들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페미니즘을 외치고 개인자유을 외치고 겉으로는 외모지상주의를 질타하면서도 
본인스스로 ’좋은것,이쁜것,멋진것,쉬운것’에 와와 하는 풍조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인간은 이상하다’라는 글귀가 많이 등장한다.
그리고 등장할때마다 정말 ’인간은 이상하다’라고 함께 생각하게 된다.
동조하면서도 쉬 바꿀수 없는 것은 우리모두 인간이라는 이상한 탈을쓰고 태어났기 때문겠지...
이책의 엔딩은 두가지로 나뉜다. 
어떤 것이 더 좋았다고 비교할수 없을 만큼
결론에 따라 모든것이 바뀌고 또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이런 식의 엔딩을 좋아하진 않지만
난 저자의 이런 배려가 너무나 감사할만큼  
나도 모르게 엔딩에 대해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나보다.

박민규작가의 책은 처음 접하지만
처음 접하는 단 한권의 책으로 작가의 모든 작품을 읽어보고 싶게 만들기엔
충분히 차고 넘친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이책은 세상 그 어떤 미녀보다 ’아름답다’

09/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