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빨강머리 앤이 커스버트 남매를 만나기 전에 어떤 삶을 거쳐왔을까? 하는 의문에서 부터 출발 한다. 루시 M. 몽고메리의 원작에 나타나는 앤 셜리는 고아원에서 프린스에드워드 섬으로 오게 된 열한 살짜리 고아소녀다. 대화 속 몇마디를 제외하고 앤의 과거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이 없다. 물론 언뜻 봐도 그녀의 과거가 그리 순탄하진 않았을것이다.

빨강머리 앤이 매슈와 마릴라 남매에게 입양되기위해 브라이트리버 역에 도착하기 전, 앤의 태어났을때부터 고아원에 있었던 이야기를 이책에 담고 있다. 

루시 M. 몽고메리의 작품이 아닌 원작 연구를 통하여 버지 윌슨이 써낸 책이다. 

100주년을 기념하여, 한 번도 밝혀진 적 없는 앤의 어린 시절을 ‘빨강머리 앤 협회’에서 공식 인정한 책이다. 

빨강머리 앤 내용중 5장에  남자아이가 아닌 여자아이가 오게되어 매슈와 마릴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앤을 데려다준 스펜서 부인을 만나러  화이트 샌즈로 가는 마차안에서 앤이 마릴라에게 하는 이야기 속에 앤의 어린시절이 나온다. 태어난지 얼마 안되어 엄마 아빠가 열병으로 돌아가시고 토머스 아줌마네 집에서 살게되고 아저씨가 사고로 돌아가시자 다시 아이가 많은 해먼드 부인과 살게 되었고 해먼드 아저씨의 죽음으로 고아원에 보내진 앤의 어린시절이 말이다. 

앤이 진짜 집을 기대하고 기뻐하는 모습에 고아원에 보내기 안타까워하는 마릴라의 마음이 비쳐진다.

이 내용을 가지고 빨강머리앤이 어렸을적에가 탄생한다. 어렴풋이 알고있는 앤의 어린시절에 뼈와 살을 보태어 앤을 더욱더 이해할수 있고 앤을 더욱더 사랑스런 아이로 다시 태어나게 한다.

일라이저가 로저의 아내가 되어 집을 떠나는 일이 앤에게는 죽음과도 같았다. 앤은 충격과 분노로 마음의 문을 닫아 걸었다. 이 춥고 소란스러운 집에 앤을 남겨두고 로저를 따라가는 일라이저에게 화가났고, 이렇게 많은 아기들을 낳은 토머스 부인에게도 화가났다.

앤을 낳고 부모님 모두 열병으로 돌아가시면서 앤의 집에서 일하던 토머스 부인은 가구라도 가져와 팔아볼 생각으로 앤을 데려다 키우게 된다. 어린 앤을 자신의 아이처럼 돌봐주던 토머스의 딸 일라이저는 앤에게는 엄마 같은 존재였다. 앤이 책을 좋아하고 상상력을 갖게 된 영향을 준것도 일라이저일것이다.

결혼하면 앤을 데려갈꺼라던 일라이저는 로저의 반대로 결혼해 혼자 떠나고 만다. 앤에게 큰 절망을 주었지만 앤은 케이티 모리스라는 새로운 친구를 사귄다.  앤의 집에서 가져온 책장을 토머스 부인은 식기장으로 사용했는데 식기장에 비친 자신을 모습을 바라보며 케이티 모리스라는 이름을 주고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고 위로받는다.

"안녕, 케이티 모리스, 내 인생의 모든 세월 동안 내가 얘기하고 사랑할 수 있게 항상 여기 있어줘서 고마웠어"

주정뱅이 토마스 아저씨의 죽음으로 토마스 가족과 케이티 모리스와 헤어지고 해먼드 부인을 만나게 된다.

많은 아이를 키우기 벅찬 해먼드 부인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집안일을 돕는 앤은 작은 계곡에서 메아리를 친구로 사귀고 비올레타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된다.

처음 나를 태어나게 해준것에 대해 감사해요. 아주 탁월한 재능을 주신 것에 대해 지극히 감사해요. 떠나가기 전에 나를 사랑해줬던 일라이저 언니, 내가 항상 슬프거나 화나거나 지루하지 않을 수 있게 상상력을 사용하는 법을 알려주시고 단어를 가르쳐주시고 달걀을 먹을 수 있게 해주신 존슨씨를 만나게 해주신것, 토머스 가족이 나를 해변으로 데려가 준것. 내 모든 사랑을 쏟아 부을 어느 누구도 없을 때 케이티 모리스와 비올레타를 주신것, 나에게 읽는 법을 가르쳐주신 너무나 아름다운 헨더슨 선생님. 노아와 줄리 애너와 로더릭, 해먼드 부부의 지하실에 있던 책상자. 다섯 자매와 거울웅덩이, 소들과 까마귀들과 고양이들을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해요.

이렇게 좋은 것들을 주셔서 감사해요. 하지만 제발, 내소중하고 관대한 별님들, 예쁜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는 이 하나 없는 , 이 황량하고 구슬프고 비참한 고아원에서 이제 나를 꺼내주세요. 그리고 영원히 행복하게 살수 있는 프린스에드워드 섬에 나를 내려나주세요.

일찍 부모님을 잃고 고아가 되어 다른 집에서 아이를 돌보며 집안일을 하면서 힘들고 고된 어린시절을 보내며 어렵게 학교를 다니는 앤은 상상력을 동원해 케이티 모리스와 비올레타라는 나만의 친구를 만난다. 또래에 비해 너무나도 성숙하게 비쳐지는 앤의 어린시절이 안타깝게도 느껴진다. 

앤은 일라이저와 존슨씨를 통해 책을 사랑하고 상상력을 얻게 된다. 그리고 읽는 법을 가르쳐준 헨더슨 선생님, 프린스에드워드 섬을 사랑하게 만들고 선생님이 되길 바랬던 맥도걸 선생님을 만나 더욱더 멋진 앤으로 자란다. 앤은 누구에게나 사랑받았고 특별한 아이였다. 그게 앤의 능력인것같다. 안타까운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누구도 앤을 미워할수 없었던 아이였다는 사실로 위안을 얻는다.

" 여기 잇어. 내 섬에 있어. 난 그 섬에 있어. 영원히 여기 있을 거야. 여기가 내집이야."

간절한 바램이던 프린스에드워드 섬에서 돌볼 아이도 없는 초록지붕집에서 앤은 살게된다. 어린시절을 읽다보니 앤에게 가족과 집과 학교를 다니게 해준 매튜와 마릴라 남매에게 고마움이 느껴진다. 앤의 어린시절을 보상해줄 사랑을 주며 앤을 길러준것에 대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앤을 다시 읽는다면 또 다른 감동이 밀려올꺼 같다.

앤의 어린시절은 앤을 사랑했고 앤을 알았던 모든 이들에게 궁금증을 자아내고 꼭 읽고 싶은 책이 될꺼 같다. 나또한 궁금증을 견딜수 없어 책을 밤새워 읽고 말았다

원작에서 다이아몬드를 보랏빛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보석이라 생각했는데 어느날 어떤 부인이 낀 반지에서 진짜 다이아몬드를 보고 실망해서 울었다는 부분이 있다. 어떤 부인은 누굴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는데 여기서는 나오지 않는다.  또 원작에서는 기차에서 떨어져 죽었다고 나오는데 여기서는 기차와 부딪쳐서 죽은걸로 나온다. 앤의 오래된 가방은 고아원에서 가져간걸로 나오고 원작에서는 토머스 아줌마와 살던 마지막 해에 조금 학교를 다녔다고 나오는데 여섯살에 잠깐 다니다가 여덟살때 다시 다니게 되는 걸로 나온다. 약간 이어지기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앤의 어린시절을 엿볼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였다.

100주년 공식기념판 빨강머리앤과 빨강머리앤이 어렸을적에는 표지도 예쁘지만 표지를 벗겼을때 빨간색과 파란색의 표지도 너무 멋지다.  책장에서 제일 눈에 띄이는 곳에 보관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