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이 흥미로운 것은 전통적 관념의 가족애를 공동체적 연대의 가치와 결합시킨 점이다. 핏줄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충분히 서로를 보살피고 사랑할 수 있다는 주제는 나아가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 결혼을 했지만 아이를 낳지 못한 여성들까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중요한 연결고리를 만들어내며 혈연의 관습에 물든 사회를 향해 따끔한 일침을 놓기까지 한다. ‘엄마’라는 존재의 무한한 사랑과 희생정신, 그리고 거기서 비롯되는 가족애의 보편적인 감동을 보여주면서도 현대 여성들이 갖고 있는 아픔과 그늘을 섬세하게 보듬어내고 있다는 점이야말로 이 소설이 일본 여성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큰 이유인 것이다.
가볍게 시작했던 소설이었지만 가슴의 뭉클함이 책장의 사랑스러운 일러스트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가족소설이라고도 할수 있다. 살아있을때의 새엄마를 이혼하기 직전의 힘든 상황에 갑자기  유리코의 영혼에 깊숙히 보고 싶다고 외친다. 죽은지 얼마 안된 새엄마 오코미의 생활 레시피를 통해 하루미, 밝은 얼굴의 이토미가 제 삼자의 가정에 끼어들면서 처음엔 어색하지만 서로 적응해가며 오토미가 남기고 간 조그만 레시피 카드를 보며 서로 배워나가는 감동스러운 과정을 잔잔히 그려냈다.

중간에 오토미가 어떻게 유리코의 아버지 야스타를 만나게 되었는지 과정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오토미의 자존감 낮은 말들은 좀 같은 성을 가진 여성으로서 편하지만은 않았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49재에는 경도, 향도 필요 없고 크게 연회를 했으면 좋겠다는 오토미의 마지막 바람. 그걸 들어주는 야스타 료헤이가 겪은 기적에 나는 눈물이 흘렀다. 아이가 있든, 없든, 소중한 사람에게 아낌없는 애정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무런 형체 없이, 누군가의 마음에 희미하게 따뜻하게 작은 빛과 같은 추억을 남길 수 있다면, 내가 살아온 인생이 비로소 의미를 갖지 않을까 싶다.

 

 

 

49일의레시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