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어렸을때의 첫사랑 풋사랑 그런 솜사탕처럼 달콤한 기억들이 있을것이다.

이 소설을 보면서 느낌은 그런 잡힐듯 잡히지 않는 아련한 달콤한 어린 추억들의 세계로 여행을 다녀온 감성을 자극 불러오게 한다.

 

그리고 그런 대상이 사촌오빠나 누나가 될 때에는 방학을 손 꼽아 기다리게 되고 명절을 손꼽게 된다.

 

가슴이 터질것 같은 두근 거림 , 그리고 풋사랑의 첫대상이 옮겨 다닌다. 그들 중의 하나가 사촌오빠였던것 처럼 , 소설의 주인공 류에게도 3개월 차이로 누나가 된 릴리가 그런 대상이다.

 

어렸을적부터 소꿉놀이 상대로만 여겼던 그녀가 매해 여름방학 때마다 여관을 하는 기쿠할머니가 그녀를 불러들여 자연스레 피어나는 풋사랑이 첫사랑이 되어가는 성장소설을 잘 그려냈다.

 

 

릴리는 스페인계의 혼혈로 이목구비가 뚜렷한 그녀가 어린 류의 눈에는 독특해 보이고 그녀의 씩씩한 행동들이 서서히 가슴속에서 자리잡아 어느새 가슴속에서 싹을 튀운다.

 

소꿉놀이 친구인 류와 리리는 먼 친척 관계이면서 사춘기 시절부터 사랑을 키워나간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매년 여름을 함께 지낸 이후 이십 년 동안 지독한 사랑의 열병을 앓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주니어 로맨스 문고본처럼 풋풋하다. 가족이라는 거대한 흐름의 서사 속에서 안타깝게 빗나가는 사춘기의 아픔이 눈부시게 빛나는 언어로 묘사되며, 결국 어른이 되어 자신들만의 작은 역사를 발견하는 과정이 시간을 응시하는 문체 속에 투명한 빛을 발한다. 청춘의 거센 파도가 휩쓸고 지나간 어느 날 둘은 문득 깨닫는다.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이 소설을 더욱 따스하게 감싸주는 이유는 역시 음식을 통한 영혼의 치유인것 같다. 금기화 하는 사촌과의 사랑이란 주제로 자칫 우울하게 만들수 있는 그런 부분들을 조심스레 류와 릴리란 인물을 통해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봤을 소재를 자연스럽게 그리고 담담하게 잘 그려냈다.

증조할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은 릴리의 음식들을 통해 기쿠할머니를 류와 릴리가 함께있을땐  언제나 함께 한다. 기쿠할머니의 아삭아삭한 탁구공만한 크기의 크로켓, 여러가지 나는 나물들을 잘 버무려 찬을 내곤했던 할머니의 재주를 받아 릴리의 손맛을 통해 느껴지는 할머니의 사랑 , 항상 자연과의 교감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증조할머니의 치유 효과가 돌아가신후 그 자리가 더욱더 크게 느껴지는 류.

또 그렇게 할머니의 상실과 애완견 바다의 상실을 이겨낼수 있게 연인으로서였지만 나중에는 연결되어있는 존재로서 더욱 빛나게 했던 릴리..

그렇게 담담하지만 때론 아프게 그자리를 묵묵히 견뎌어 내는 과정을 너무 우울하지도 너무 과장하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서로 받아들이는 주인공들이었기에 더욱 더 빛나보였던것 같다.

작가는 류를 통하여 결말을 짓지 않은채 독자에게 모든것 맡겨둔다.

 

어쨌거나 사랑도 미움도 우정도 증오도 오해도 모든것은 지나치는 찰나의 과정일 뿐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