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는 법,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된다.

 

남아메리카의 북쪽 베네수엘라와 브라질 사이에 위치한 작은 나라 가이아나에서 벌어진 끔찍한 집단 자살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9백 명이나 자살을 택한 이 비극 속에는 아주 중요한 교훈이 담겨 있다.

 

짐 존스는 백인 우월주의를 표방하는 극우 단체 KKK 단원의 아들이다. 그는 자신이 예수와 레닌의 화신이라고 주장하며, 미국 캘리포니아에 '인민 사원'이라는 종교 단체를 설립해 빈자, 실업자, 마약 중독자 등 소외 계층인들에게 차별 없는 신세계를 약속하며 신도들을 모았다.

 

하지만 이곳을 탈출한 신도들의 증언에 따르면 인민 사원에선 신도들에게 매질, 전기 고문, 마약, 성폭행 등 온갖 악행들이 자행되고 있다는 폭로였다. 이에 비난의 봇물이 터지면서 여론이 매우 악화되자 많은 사람들이 교단에서 이탈하고 말았다. 그러자 짐 존스는 잔류한 신도들을 이끌고 가이아나의 정글로 숨어들었다.

 

1978년 11월, 미국 민주당 소속 연방 하원 의원 레오 라이언이 기자, 인민 사원 탈퇴자,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진상 조사단을 인솔해 가이아나의 정글로 들어갔다. 조사를 마친 라이언 일행이 정글을 떠나고 싶어하는 신도 이십여 명과 함께 귀국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는 순간, 괴한들이 나타나 총격을 가했다. 

 

이 무차별 총격으로 라이언 의원을 포함해 여섯 명이 사망하고, 십여 명이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이 사고 소식을 들은 짐 존스는 자신의 종교 단체가 곧 사라질 위기에 봉착했음을 직감적으로 판단하고 신도들이 모인 자리에서 일장 연설을 떠벌였다.

 

"이제 다른 세상에서 다시 만날 시간이 되었습니다"

 

교주의 지시에 따라 신도들은 청산가리를 탄 레몬주스를 마셨다. 직접 못 마시는 어린아이들에겐 부모가 주사기로 입안에 넣어 주었다. 1978년 11월 18일, 9백명이 넘는 신도들이 집단적으로 독극물을 마셨다. 몇몇 신도들은 교주의 명을 거부하고 탈출했지만, 신도들 대부분은 저항 없이 자살 대열에 동참했다. 어떻게 이런 행동이 가능했을까?

 

역사를 살펴보면 종교, 신념, 지도자에 대한 맹신 등 광기狂氣로 가득 찬 사람들이 일으킨 비극적인 사건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를 제지하려는 사람들도 항상 있었다. 그 결과에 따라 영웅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역적으로 내몰리기도 했다.

 

인간들이 있는 곳에 집단 행동이 있다. 무능력자로 취급 당하던 사람이 영웅으로 뒤바뀌기도 한다.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일어난 일들이 바로 그러하다. 2000년대에 진입하면서 전 세계인은 인터넷 기술의 성장 가능성에 크게 주목했다. 이로 말미암아 IT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붐이 형성되었다.

 

애널리스트, 은행 및 증권사 직원들은 소위 '닷컴'자字가 들어가는 기업에 투자하면 열 배, 스무 배의 대박이 보장된다며 투자자들을 선동했다. 부자가 되는 것은 정말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가치주에 투자하면 겨우 3%, 많으면 8%의 수익이 보장되는 반면에 닷컵주는 최저 20%, 많으면 90% 수익이 난다고 하니 가치주는 오히려 돈을 잃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다. 

 

1636~1637년의 네델란드 튤립 파동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당시 터키에서 소개된 튤립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너도나도 이를 사고팔아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거품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튤립 한 뿌리가 집 한 채 가격과 맞먹었다. 그야말로 살인적인 거품이다.

 

어느 선원이 경매를 위해 탁자에 올려놓은 튤립 뿌리를 양파로 착각해 먹고 말았다. 이 사건으로 사람들은 갑자기 정상적인 생각으로 되돌아왔다. 튤립 한 뿌리가 집 한 채 가격에 맞먹는 순간, 마침내 거품은 꺼지기 시작했다. 급격한 하락세는 네델란드 경제를 깊은 수렁으로 빠뜨렸다. 결국 당시 세계1위의 경제대국 네델란드는 그 자리를 영국에 넘겨주고 말았다.

 

 

 

 

 

'오마하의 현인賢人'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 그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회장ㅇ로 세계 5위 안에 드는 초부자超富者다. 그는 다섯 살 때 껌을 팔아 처음으로 내 돈을 벌었고, 여섯 살 때 코카콜라 6병을 25센트에 사서 한 병에 5센트에 팔아 20%의 수익을 남겼다.

 

40여 년 전 3500만원을 주고 구입한 주택에서 검소하게 살고 있는데, 이 주택을 구입한 무렵에 현재의 버크셔 해서웨이(당시엔 섬유회사)를 1주당 2만원에 인수했다. 그런데, 현재 이 주식의 거래가는 주당 1억 9천만원이다. 수익률은 각자가 계산해보길 바란다. 천문학적이다.

 

그는 '닷컴'이라는 IT 버블 시기에 IT  관련 주식을 단 한 주도 사지 않았던 일화로도 유명하다. 그의 성공요인으로 개인적 성격, 경제상황, 합리적 투자 원칙 등을 꼽을 수 있다. 우리 모두가 주목해야 할 점은 채권왕 빌 그로스와 워런 버핏 이 두 사람 모두 월스트리트에 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똑 같이 생각하고, 말하고, 믿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면 한 집단의 생각, 믿음, 감정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렵다. 즉 집단 심리의 희생양이 되기 쉽다. 이는 하버드 대학교의 심리학자 폴 앤드리아센의 실험을 통해 거리두기 전략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대학생을 두 집단으로 분류해 몇몇 주식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일정 기간 투자하도록 했다. 1그룹에게는 주가 변동만 알려주었고, 2그룹에게는 주식 관련 분석 기사가 담긴 금융 전문지를 포함해 다양한 정보들을 제공했다. 과연 그 결과는? 2그룹은 그들이 입수한 정보의 중요성을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고 집착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시 가이아나 정글의 집단 자살 사건으로 돌아가보자. 생존자 로라, 그녀는 가이아나의 수도 조지타운에 있었다. 광기 어린 집단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기에 그녀는 여러 신도들을 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정글을 떠나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했어요. 다시 옛날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만약 내가 거기에 있었다면, 사람들을 따라 죽었겠죠. 혼자 살 수는 없으니까요" - 로라

 

 

20년간 은행가, 투자가, 경제 전문 기자, 경제학 교수 등 다양한 직업을 거치며 경제의 최전선에서 활약했던 저자 하노 벡의 모든 경험과 통찰이 녹아 있는 책이다. 그는 굵직한 경제 이슈가 있을 때마다 언론사에서 1순위로 섭외하는 독일에서 가장 핫 한 경제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그도 투자 실패로 큰 돈을 날린 경험이 있으며, 인간이라면 누구나 심리적 오류에 빠질 수밖에 없음을 깨달았기에 이 책을 썼다.

 

많은 사람이 열광할 때가 가장 위험하다

 

경제경영, 부자들의생각법, 허노벡, 갤리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