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회장 이건희는 '선진국을 보고 배우라'는 아버지 이병철의 지시로 초등학교 5학년 때 일본으로 유학을 갔다. 이 때의 인연은 와세다 대학까지 이어졌다. 그는 단순 공부를 목적으로 유학가지 않았다. 당시 세계 전자산업을 호령하던 일본의 소니, 도시바 및 산요전기를 벤치마킹 했던 것이다.

 

1987년 삼성그룹의 경영대권을 물려받자, 주위에선 그에 대한 불안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이것이 기우였음을 입증했다. 2003년 이후 삼성전자는 소니의 시가총액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지금은 격차가 많이 벌여진 상태다. 1987년 1조 원이던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은 2011년 기준 300조 원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일까?

 

 

 

한국에 잭 웰치, 피터 드러커, 스티브 잡스 같은 위대한 경영자가 없는 이유는 우리 스스로가 한국 경영자들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면서 그들의 경영 능력과 리더십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가 바로 그러하다. 이제 이건희의 리더십과 경영 능력을 살펴보자.

 

 

집요함으로 끝장을 보라

 

기업의 세계는 냉혹하다. 힘없으면 망하는 게 능사이다. 수많은 기업들이 생겨나지만 30년 이상 버티는 기업은 드물다. 삼성이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이건희가 강조한 제1의 경영법칙은 바로 '살아있는 데이터와 경험과 역사를 끊임없이 수렵하라'는 것이다.

 

이건희는 유난히 개를 좋아한다. 그 이유는 '거짓말을 안 하고 배신할 줄 모르는 충직함' 때문이다. 그는 그저 개를 좋아하는 수준 이상의 애호가였다. 진도에 가서 진돗개 30마리를 사  이를 교배하여 150마리까지 늘렸다. 이 중 30%의 순종을 고르고 또 다시 엄격한 기준으로 약 3%의 순종을 고르는데 십수년이 걸렸다. 치밀한 노력 끝에 1979년 일본에서 개최한 세계견종종합전시회에 순종 진돗개 암수 한마리씩 출전시켜 한국이 원산지임을 협회에 등록했다.

 

바티칸의 시스틴 성당 천장에 <천지창조>라는 벽화가 있다. 이 세계적인 걸작은 미켈란젤로의 작품인데, 그는 이 그림을 위해 4년 6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높이 4미터의 천장에 매달려 누워서 그렸다고 한다. 그는 목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참으며 불굴의 노력과 끈질김으로 완성했다. 그는 하루에 최소 18시간 그림을 그린 셈이었다.

 

미켈란젤로와 이건희의 공통점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대담성과 실패를 할지라고 기어코 반드시 사업을 성공시키겠다는 집념이다. 이건희의 집념이 바로 삼성을 300배 성장시킨 원동력이자 숨겨진 비밀인 것이다. 

 

 

에티켓과 룰울 지키며 상대를 제압하라

 

에티켓이란 말은 본디 프랑스 궁전에서 '화원을 망가드리지 마세요'라고 적힌 입간판을 말한다. 이 말이 점차 변형되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말라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남이 보는 자리에선 예의를 지키다가 보지 않으면 담배꽁초를 버리거나 침을 함부로 뱉는 일이 허다하다.

 

개인 간의 에티켓은 물론이고 기업경영에서의 그것은 더욱 엄격해진다. 삼성 임직원은 모두 골프를 배운다. 신입사원 교육에서 골프의 에티켓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이건희는 다양한 스포츠를 통해 정정당당함을 배워 이를 경영에 접목시켰다. 실제로 그는 고교 시절 레슬링 선수로 전국대회에 출전하여 입상까지 했다.

 

 

스포츠 정신을 경영에 접목시킨 사례가 그 유명한 '라인 스톱제'와 '휴대폰 화형식'이다. 삼성의 신경영을 통해 실시된 제도 중 하나가 불량품이 나올 경우 라인 모두를 정지시킨다. 이것이 '라인 스톱제'인데, 스포츠 경기 중 반칙이 나오면 경기를 중단시키는 것과 매우 닮았다. 그의 정신은 불량품을 소비자에게 매출하는 것은 비겁하다는 것으로 스포츠맨십의 발로이다.

 

1990년대 초 불량 휴대폰이 시중에서 유통된다는 보고를 받은 이건희는 시중에 나간 제품을 모두 회수하여 공장 사람들이 모두 지켜보는 자리에서 불 태워 버리라고 지시했다. '휴대폰 화형식' 또한 정정당당한 경쟁을 하자는 스포츠맨십이었다.

 

 

지독한 독서로 자신과 조직을 도약시켜라

 

인간을 위대함에 이르게 하는 것은 재능이나 지능이 아니라 위대한 공부이다. 공부를 통해 위대한 위대한 삶과 성과를 창출한 거인들이 있다. 풍전등화에 놓인 나라를 구하는 길은 공부뿐이라며 남다른 공부를 하여 23전 23승이라는 위대한 전쟁사를 쓴 이순신 장군, 임금이라도 공부를 해야 한다며 평생 공부를 함으로써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 등이 그런 인물들이다.

 

"수많은 시련과 좌절에도 공부만은 포기할 수 없다"

 - 링컨/미국 대통령

 

우리의 성공과 실패를 좌지우지 하는 것은 혹독한 현실이나 막강한 경쟁자가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다. 스스로 자신의 발전을 위해 공부를 할 것인지, 하루 하루 빈둥대며 아까운 시간을 낭비할 것인지 스스로의 선택 사항이다. 재능이 없어도 노력으로 재능을 이길 수 있고, 반대로 재능이 있어도 노력을 않는다면 있던 재능마저도 사라진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바로 대문장가 왕안석과 그의 어릴 적 친구 방중영의 경우이다.

 

방중영은 어려서 신동이라고 극찬받았다. 어떤 시제를 제시해도 시를 술술 쓸 수 있었다. 그의 부친은 이런 아들을 데리고 다니며 시를 쓰게 하는 댓가로 돈을 받아 생활했다. 당연히 방중영은 공부에 힘쓰지 못하면서 스무 살이 되자 평범한 인간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반면 왕안석은 뛰어난 재능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꾸준히 공부에 최선을 다해 노력에 노력을 다했다. 이후 뛰어난 문장가가 되어 후세 사람들이 그 이름을 칭송하고 있다. 그가 남긴 <권학문>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글을 읽는 것은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만 배나 되는 이익을 가져다준다" 

 - <권학문> 중에서

 

'목숨을 걸고 자기계발에 몰두하라'는 구호 아래, 삼성의 임직원은 모두 7.4제에 동참했다. 이는 단순히 출근시간을 2시간 앞당긴 것이 아니었다. 초일류 기업의 임직원이 되자면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전공 분야는 물론이고 다른 분야의 책도 많이 읽어야 했다. 서울 지하철 새벽 6시에 승차하는 넥타이 차림의 남성은 모두 삼성맨들이었다.

 

이를 기점으로 삼성맨들의 어학 실력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고, 웬만한 회화를 못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 대리에서 과장으로, 과장에서 부장으로 승진 시에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어학등급이었다. 물론 이는 삼성의 커다란 변화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 정도였다.

 

포브스코리아가 2008년 11월호 기사에 대한민국 CEO들의 80%는 아침 6시에 기상한다고 보고한 적이 있다. 이 수치는 2007년 70%에 비해 더 오른 수치였다. 남보더 더 열심히 공부하면서 더욱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그만큼 더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임을 나타내는 수치이다. 이건희는 지독한 독서를 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부족한 공부에 대해선 전문가를 초빙해 강의를 들었다.

 

 

이 책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건희를 조명하고 분석했다. 혹자는 그를 재벌가의 상속인 정도로 폄하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면 잘못된 평가임을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다. '다각적으로 사고하라', '천재와 마니아, 그들과 소통하라', '카리스마로 상대를 제압하고 목표를 달성하라', '끊임없는 경쟁으로 조직을 강화하라', '사람을 가장 소중히 여겨라', '기회는 위기에서 포착하고, 기회에선 위기를 대비하라' 등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얻고 배워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기업경영을 꿈꾸는 자, 이 책으로 자신을 경영하기를 권한다.     

 

     

경제경영, 삼성그룹, 이건희27법칙, 김병완, 미다스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