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쇼퍼 홀릭 > 시사회 당첨 소식을 받았다.
인터넷에서 잡다한 것들을 자주 구매하는 작은 딸과 함께 보려고 신청했었던 시사회였다.
아쉽게도 당일 회사일로 불참했다. 대신 아내와 딸이 코엑스몰에 가서 식사와 쇼핑도 하고 재미난 시간을 보냈다.

영화 줄거리 등은 아내와 딸에게 전해 들은 내용을 토대로 작성했음을 미리 전한다.

명품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그 녀, 애호가 수준을 넘어 이젠 중독 수준이다. 쇼퍼홀릭.
우리는 주제도 모르고 명품에 집착하는 여성을 된장녀라고 부른다. 영화의 여자 주인공 레베카는 쇼핑 중독 된장녀이다. 조경 관련 잡지사에 근무하지만 소득이 그리 많지 않다.
이미 명품 애호가답게 하나 둘 사 모은 것이 한 방 가득하다. 말이 방이지 이미 창고 수준이다.
빌린 돈 갚으라, 카드 연체대금 결제하라는 등의 독촉에 시달리면서도 그 녀는 맘에 드는 명품을 만나기만 하면 그냥 지나치질 못한다.

오늘은 명품 세일하는 날.
100 미터 단거리 경기에 출전한 육상선수마냥 가게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린다. 개점 신호와 함께 총알처럼 입장하여 행사장에 뛰어 든다. 먼저 찜한 것이라고 우기면서 악착 같다. 이 상품이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는 생각 않는다. 캐시미어 장갑.
카드 대금 명세서를 한 번 보자.
속 옷이 120 만원, 쇼핑의 짜릿함 후에 찾아온 결제일엔 심장이 내려 앉는다.
왜 이리 사냐며 자책하면서 냉장고 냉동칸에 깊이 숨겨 놓은 카드까지 꺼내어 사용하는 그 녀는 이미 중독자이다.

아불싸, 연체가 되지만 그래도 소득원이 있기에 여기에 위안을 삼았는데, 다니던 회사의 사장이 야반도주했다. 더 이상 회사에 다닐 수 없어 졸지에 백수 신세가 되었다.
다른 직장의 문을 두드린다.
아직도 정신 못차렸다. 이 된장녀 눈에 쏙 들어온 초록빛깔 스카프.
이 스카프를 하고서 면접에 응하면 채용은 따논 당상이라고 상상하며 또 덥썩 물었다.
때 맞춰 가게의 마네킹들도 유혹의 손길과 멘트들을 날린다.

대금 결제를 하려고 이 카드, 저 카드 마구 꺼낸다. 카드 이용한도가 찰대로 차있어서 합쳐야만 겨우 계산할 지경이다. 그래도 모자란다. 거짓말까지 하면서 기어히 손에 녛고 만다. 여기서 20 달러를 왠 남자에게 빌린다.

면접날이다.
이게 무슨 인연인지. 돈을 빌려준 그 남자가 면접관이다. 그는 경제 관련 잡지사의 편집장이다.
사실 레베카는 경제의 경자도 모른다. 또 임기응변을 발휘하여 취직에 성공한다.
회의실에서 소음이 나는 연필깍기를 이용하는 등 직장 생활이 가관이다. 파티장에서 사고치는 것은 기본이고, 사과로 무마시킨다.

비상사태가 발생한다. 연체중인 카드대금을 받으러 채권 추심업자들이 회사로 쳐들러 온 것이다. 마침내 두 얼굴의 된장녀의 참 모습이 들추어 진 것이다.
이 위기 상황에서 수호천사를 자처하는 편집장이 깔끔하게 도와 준다. 이 남자는 재벌가의 아들이었던 것이다. 레베카, 봉을 잡았다. 


일 마치고 귀가한 나에게 딸은 연신 " 짱 재미 있었다 " 를 연발한다. 같이 자리를 못했지만 흐뭇한 밤이었다. 내일 아침 용평에 2박 3일 일정으로 놀러 간다며 부산을 떤다.
언제 철 들려나.
영화의 원작 소설이나 한 번 읽어 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