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 양철북 > 이후  현대  독일  작가의  작품  중  가장  성공한  소설로  평가  받으며  35 개국에  출간되었고,  미국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1 위도  기록했다.
한편,  오프라  윈프리 쇼에  저자가  출연하여  소설의  주인공인  15  세의  고교생과  36  세의  중년  여성  간의  사랑이  오히려  성폭력이  아닌가하는  논쟁도  있었지만,  미국  사회의  왜곡된  시각일뿐  독일에서는  자연스런  행위이기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종신형을  선고받고  18 년간의  복역  생활을  스스로  선택한  중년  여성  한나  슈미츠의  인생  역정을  통하여  우리는  인간의  정체성과  삶에  대하여  생각하게끔  한다.
나치  治下에서  단지  생존을  위해  선택한  한나의  삶의  방법이  소설에선  전범으로  취급되면서  재판을  받는다,  안타깝게도  법정에서  충분한  변론  기회도  받지  못하고  당시  조성된  여론이나  시각에  따른  잣대로  한  여성의  삶을  겉모습만으로  평가하고  처벌을  내린다.  과연  무엇이  죄이며,  무엇이  자기  옹호인가 ?
우리가  살고  있는  좁은  이  나라에서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등으로  미리  정해진  시각에  따라  아직도  겉모습만으로  평가하고  있지  않는가 ?  또한,   일제  앞잡이라  청산  대상으로  지목된  그  후손은  지금도  고통을  받고  있지  않는가 ?  같은  인간일  뿐인데  말이다.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이  1950년대  임을  감안하고  현재를  조망하면  우리의  현실도  분열로  찢어진 내  몸처럼  서글퍼진다. 

한나는  글을  쓸  줄도  읽을  줄도  모른다.  자존심  강한  이  여성은  이런  자신의  치부를  끝까지  숨기려  하지만  숨길  수가  없었다.  15  세의  어린  고교생  미하일  베르크를  우연히  알게된  후 이들은 서로  육체적  사랑을  한다.  사랑을  하기  전에  책을  읽어야만  했다.  책  읽어주기,  샤워,  사랑  행위,  그리고  잠시  같이  누워  있기 --  이것이  이들의  만남의  儀式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연기처럼  사라진  한나의  그림자를  찾던  중  그녀는  글을  모른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미하일의  日常은  한나을  중심으로  움직였기에  사랑의  기억을  지우기가  힘들었다.  이후  법대  대학생이  되어  법정  실습에  나갔다가  놀랍게도  피고로  戰犯  재판을  받고  있는  한나를  만난다.  그녀는  나치  수용소의  여성감시인  이었던  것이다.  법정에서  자신의  약점을  결코  노출않는 대신  글을  모르는  한나는  자신이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시인하면서  스스로  처벌을  선택한다.

법학도인  게르트루트와  결혼하지만,  미하일은  한나의  꿈에  시달리며  원만한  결혼생활을  유지못하고  결국  다섯  살  딸을  남기고  이혼한다.  이후  < 오디세이 > 를  다시  읽게  되면서  한나의  기억을  새삼  떠올리며  새로운  시도를  한다.  자신의  책읽는  소리가  담긴  카세트테이프를  만들어  책과  함께  한나의  교도소로  발송하기  시작한다.  한나의  안부나  자신의  일상에  대한  어떤  내용도  담지  않은  채,  오직  책의  제목과  작가  그리고  문장만  녹음했다.   4 년이  경과한  어느  날,  한나로  부터  편지가  전달된다.  "  꼬마야,  지난번  이야기는  정말  멋졌어.  고마워.  한나가 "   미하일은  기쁨과  환희로  가득  찼다.  그러나,  그는  결코  한나에게  편지를  발송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카세트테이프와  책만을  소포로  발송한다.

이렇게  자기  편의적이며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미하일에게  교도소의  女所長이  편지를  보낸다.  한나의  연고자로  판단하고  서신을  보낸다며  곧  사면될  수도  있기에  출소를  전제로  미리  거처와  일자리  등을  미리  준비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그는  성실히  이를  준비한다.

첫  교도소  방문이다.  한나는  미하일을  보는  순간  다정하면서도  피곤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한나에게  마련한  집과  일자리에  대해  설명하면서  출소  사실에  기쁨을  표하고  출소하는  날  데리러  오겠다고  약속을  한다.
내일이면  출소다.  교도소로  전화를  하여  한나와  통화한다.  출소하면  곧장  집으로  향할지  아니면  숲이나  강으로  갈건지  미리  생각을  해두라고  당부한다.

다음  날  아침,  한나는  목을  매고  자실한다.  교도소  여소장은  한나가  미하일의  편지를  무척이나  기다렸음을  얘기한다.  " 당신은  왜  한  번도  편지를  쓰지  않았나요 ? "  유언대로  한나가  남긴  돈을  유태인  맹인단체에  기부를  한다.

비극적인  사랑으로  소설은  결말이  난다.  왜  한나는  죽음을  선택했을까 ?  죽음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함이었을까 ?   < 전쟁과  평화 > 를  읽어줄  때,  그녀는  이전과는  달리  소설의  진행에  가슴  졸이며  좇았던  소설   속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어쩌면  그녀는  책  속에서  인간의  실체를  알려고  노력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