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말경 kfc는 전세계에 걸쳐 패스트푸드 치킨 식당업계를 주름잡고 있었다. 쿠웨이트 기업인 아메리카나 그룹도 2011년 12월 기준으로 제다에 있는 17개 매장을 포함해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만 총 115개의 kfc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남서부 홍해에 면한 항구도시 제다jeddah에는 맥도날드, 서브웨이 등 미국 식당 브랜드가 광범위하게 포진해 있었다.

하지만 kfc 체인은 제다에서 통닭구이와 시푸드를 전문으로 하는 현지 체인업체인 알바이크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했다. 알바이크albaik는 '선생님'이란 뜻이다. 회사의 마스코트는 '나비넥타이를 매고 실크 모자를 쓴 닭'이다. 그런데, 이 체인점들은 빈 자석이 거의 없을 정도로 성업 중이다.

kfc 광고로 도배되다시피한 도시에서 저자는 현지 체인업체의 이러한 성공을 발견하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느 가게에 걸린 대형 사진의 모습은 메카에 위치한 체인점에 입장하기 위해 수천 명에 달하는 메카 순례자들이 줄을 서 있는 가공할 만한 광경이었는데, 이 속에 노란색과 빨간색으로 그려진 알바이크 간판은 금방 눈에 띄었다.

미국의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kfc가 이렇게 제다에서 경험하는 것처럼, 아랍 시장에 진입하는 국제적인 브랜드는 뿌리 깊은 현지 브랜드와 부딪히게 된다. 그런데, 아랍 지역은 점점 더 많이 국제적인 소비재 브랜드의 배출을 시작하고 있다. 저자가 여행을 통해 만난 눈에 띄는 브랜드들은 아래와 같다.

에미레이트 항공(두바이) - 세계적인 항공운수회사

알마라이(사우디아라비아) - 유제품 및 식품회사

아라멕스(요르단) - 중동 최대 배달 및 물류관리업체

티비스키(모리타니) - 낙타 젖 유제품 판매회사

하무드 부알렘(알제리) - 탄산음료회사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착각하는 것이 아랍 세계는 폐쇄적이라는 선입견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아랍 세계는 활기차며 세계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다. 저자는 레바논의 다히예에서 레드불을 마셨고, 쿠웨이트에서 레인지로버를 몰았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도미노 피자를 주문했다. 시장조사 추정에 의하면, 2010년 아랍 세계의 2대 광고주는 미국 회사 p&g와 네덜란드에 소재한 영국 회사인 유니레버로 각각 무려 7천만 불의 광고비를 지출했다. 아랍 소비자는 쇼핑할 때 종교적 신념보다도 제품 품질에 더 신경을 쓴다.

두바이 국제공항은 사람과 꽃의 허브다.

두바이 국제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항공 허브로, 2010년 4,700여만 명의 승객을 처리했다. 이곳의 최대 수용 능력은 6,200만 명이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알막툼 국제공항을 준비중이다. 두바이에서 남쪽으로 약 35km 떨어진 곳에 2017년 완공 예정인데, 완공되면 연간 최대 1억 6천만 명의 승객을 처리 가능하다고 한다.

un세계관광기구의 '2011년 관광 하이라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아랍 세계를 찾은 관광객은 7,900만 명이 넘는다. 이는 2010년 세계 관광객 총수의 약 8%를 차지, 중국(5,570만)과 인도(560만)를 찾은 관광객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은 셈이다.

이에 수십 개의 아랍 여행사가 생겨났다. 카누 트래블은 최대의 여행사 네트워크를 구축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트래블 서비스와 독점적 지역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파리와 런던에 사무실을 개설해 유럽 지역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여행업체 알 타이야르 그룹은 자산 규모가 10억 달러로 아랍, 남아시아, 유럽 각지에 사무실을 갖고 있다.

또한, 여행객 운송을 위해 모든 아랍 국가들은 국적 항공사를 갖고 있다. 걸프 항공(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항공, 에티하드 항공(아부다비), 카타르 항공, 아프리키야 항공(리비아), 모로코 항공, 이집트 항공 등이다. 국제적 인지도가 높은 항공사들도 이들과 경쟁이 불가피하다.

요르단 페트라 '알 카즈네 신전' 

아랍은 관광 중심지이다. 페트라에서 피라미드, 부르즈 칼리파라는 세계 최고층 빌딩, 고대 로마 유적지까지 아랍 세계의 엄청난 문화적 다양성은 관광객들을 경탄하게 한다. 2010년 600억달러가 넘는 관광 수익을 올렸다. 아랍 세계를 굳건히 지키는 건 사실상 종교의 힘이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은 종교를 통해 아랍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 매년 수백만 명이 예루살렘에 있는 알아크사 모스크, 모로코에 있는 물레이 이드리스 모스크 등 무슬림 유적지와 예수 그리스도 탄생지인 베들레헴, 사해, 모세의 네보 산 등 기독교 성지를 찾는다.

아랍 세계의 다양성을 감안하면, 이 지역 전체에 걸쳐 소비자들의 행동이 서로 다르다는 결론이 나온다. 예를 들어 구강 위생에 대한 관심은 나라에 따라 차이가 난다. 어느 시장 연구원이 20년 전 사우디아라비아에 처음 왔을 때 치약이 없었지만 지금은 생황방식이 크게 변해 사우디아라비아 쇼핑객의 77%는 치약을 쇼핑 리스트에 포함시킨다는 것이다. uae는 80%, 레바논은 86%, 쿠웨이트는 87%인데, 레바논의 소비자는 1년에 1.25개의 칫솔을 사용함으로써 아랍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다.

문제는 아랍 가정에서 치약을 사용 않는 것이 아니라 치약 한 통을 다 소비하는데 몇 달이 걸린다는 데 있다. 그래서 p&g나 유니레버는 몇몇 나라에서 학생들에게 하루에 두 번 양치질을 하도록 권장하고, 학부모와 교사들로 하여금 학생들에게 더 자주 양치질을 하도록 일깨우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샴푸의 경우, 2005년 시장조사 결과에 의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레바논의 여성은 100%가 사용한다. 시리아의 경우 84%로 감소했고, 이집트는 54%로 급감했다. p&g의 한 매니저에 의하면 비누를 많이 사용하는 이집트의 여성은 샴푸를 사치품으로 여긴다는 설명이다.

아랍 남성은 대체로 규칙적으로 면도기를 사용한다. 면도는 아랍 남성이 무시하지 않는 유일한 개인 위생 습관이다. 그래서 2009년 p&g의 제품 매니저는 소비자가 사용하는 면도기를 더 우수하고 비싼 면도기로 전환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한다. 즉 p&g는 값싼 나세트 1회용 면도기로 탄탄한 비즈니스를 확보 중이지만 재사용이 가능한 더 비싼 질레트 브랜드로 유인하고 있다.

유니레버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라이프보이 비누를 생산하기 때문에 이 비누의 포장은 돈 많고 수익성 높은 현지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레바논 시장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비해 규모가 작기 때문에 레바논을 위해 특별히 맞춤 제작은 하지 않는다. 이처럼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랍 전역에 영향을 미친다. 문화적으로 다양한 레바논 시장은 비종교적인 포장을 선호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출시된 포장도 유통되고 있다.

아랍 세계에서 p&g만큼 성공한 다국적 기업은 없다. 이 회사에서 생산하는 '타이드'는 거의 모든 아랍 국가의 세탁용 세제라는 고유명사다. 이집트에서는 세탁용 세제를 '아리엘'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상 이 역시 p&g 제품이다. 아랍 소비자는 자신에게 우호적인 기업에게는 호의적이다. 그래서 p&g 브랜드의 충성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아랍 세계는 다양한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지만, 이슬람은 이 지역 전체의 소비자 시장을 형성하는 데 많은 영향을 끼친다. 기업은 일상적인 예배를 위해 업무를 중단하고, 식당은 라마단 단식에 맞춰 영업시간을 변경하는 등 이슬람은 개인의 종교적 믿음과 상관없이 사실상 아랍 시장의 모든 소비자와 모든 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성공한 기업들은 이슬람이 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이슬람의 5대 기둥

샤하다 - 이슬람의 신앙 고백

살라 - 예배

사움 - 라마단 중의 단식

자카트 - 자선 기부, 구휼세

하지 - 메카 순례

덴마크의 아를라 푸드는 아랍 세계 최고의 유제품 브랜드였다. 2005년 9월 30일, 덴마크의 보수 일간지 <율란츠 포스텐>은 예언자 모하마드를 비호의적으로 묘사한 만화가 포함된 10여 컷짜리 시사만평을 게재했다. 2006년 1월 20일에 시작된 불매운동은 아랍 전역으로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결국 아를라의 제품은 진열대에서 사라졌다. 40년이 걸린 비즈니스 구축이 단 5일 만에 완전히 무너졌다는 아를라의 대변인의 말에서 샤하다의 영향을 짐작할 수 있다.

"알라 이외의 다른 신은 없으며 무하마드는 알라의 선지자다"

아랍의 젊은 세대를 지칭하는 '샤바브' 세대를 주목해야 한다. 미국 인구조사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랍 지역 인구의 53%는 25세 미만으로 세계에서 가장 젊은 시장의 하나이다. 이는 인도(48%), 중국(34%) 등에 비해 높은 수치다. 세계은행의 데이터에 의하면, 아랍의 출산율은 3.29명으로 인도(2.66명) 및 중국(1.61명)의 출산율보다 더 높아 청년 인구는 앞으로 더 증가할 추세다. 샤바브 세대는 외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이전 세대보다 강하므로 제품 디자인과 마케팅에 이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아랍 세계는 고급 쇼핑몰에서부터 지저분한 전통 시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아랍 소비자 시장을 주도하는 아라비아2라는 성장하는 인구 부문이 있다. 중산층은 아랍 소비자 경제와 아랍 세계 전체에 가장 막강한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라비아1: 기업 간부, 왕족, 부유한 재계 지도자, 투자 은행가

아라비아2: 중소기업 소유주, 공무원, 중간 관리자, 교수

아라비아3: 가장 덜 부유한 소비자 집단

아랍 여성은 소비자 시장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저자가 제다에서 만난 로레알 관계자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미용 제품 시장을 6억 달러 규모로 보았다. 걸프 협력 회의, 즉 gcc 6개국의 소비자들이 화장품 구매에 쓰는 비용은 1인당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아랍 세계에서 여성의 패션은 단순히 아바야, 즉 머리스카프로 시작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사실 이 지역은 다양한 패션 디자이너을 배출했다. 이중 많은 패션 디자이너는 전통 가치와 의상을 고수하면서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아랍 여성의 욕구에서 사업의 기회를 잡는다. 카타르와 예멘에서는 여성이 이끄는 단체가 등장해 여성 기업가들을 장려하고 있다. 이 지역의 여성 인권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도 여성 소비자의 구매력을 높일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다.

이외에도 인터넷과 휴대폰을 이용한 전자 상거래와 기타 기술을 이용한 비즈니스, 아랍 미디어와 오락 시장에 관한 소개도 이어진다. 또한 약 100만 명에 이르는 아랍 디아스포라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들 재외 아랍인은 아랍 세계에 매년 수십 억 달러를 투자하며, 고국으로 귀국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