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지게 되는 선입견은 적게 먹고 운동하는 것이다. 특히 '운동을 하면 살이 빠진다'는 생각에 빠져든다. 그런데,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으며 운동한 대가가 손상된 무릎연골이라는 참담한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힘들게 운동해봐야 겨우 꽁치 한 토막 정도의 칼로리에 지나지 않음을 알게 된다면 더욱 허탈할 것이다.

 

다음으로 다이어트의 필수는 소식小食이다. 먹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며 배를 골리는 고통은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얼마전 센세이션을 불러온 '1일 1식'이라는 나구모식 식단이 그러하다. 나구모 박사는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야 장수 유전자인 '시르투인'이 활성화된다고 주장한다. 본디 인류의 선조들은 1일 3식 기준조차 없었다면서 적게 먹어야 건강하고 장수한다는 것이다.

 

1일 5식 다이어트의 저자 남호진은 한의사다. 전국 24등, 부산5등, 서울대 내신 학군 내 1등이라는 공부잘하는 학생출신이다. 또한 멘사 회원이기도 한 그는 입시준비를 하며 극심한 스트레스로 폭식을 일삼았다. 한의대에 입학한 후에도 학업량에 비례해 뱃살은 점점 더 늘어만 갔다.

 

이에 그는 살을 빼려고 헬스장을 찾았다. 죽어라 운동을 해봤지만 살은 빠지지를 않고 돌아온 것은 '근육 돼지'라는 불명예스러운 훈장만 얻었다. 운동만으로 살을 빼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하에 그는 한의학을 비롯해 국내외 비만 관련 서적을 모조리 탐독하면서 연구에 돌입했다. '1일 5식 건강 다이어트'는 이렇게 탄생했다.

 

 

 

 

 

김은희 씨(가명, 35세)는 유방암 2기로 방사선 치료를 끝내고 안정을 취하고 있었다. 병원 뒷산에 있는 등산코스를 환자들과 함께 오르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몸무게 84.7kg인 그녀는 건강과 체중 감량을 위해 등산을 시작했다. 매일 다니던 그녀가 어느 날, 찌푸린 얼굴로 진료실을 찾았다.

 

 

김은희 씨에게 체중 감량은 미용이 아닌 생명유지에 필요한 희망이자 끈이었다. 이에 저자는 그녀에게 1일 5식 다이어트를 제안했다. 이 다이어트는 체중 감량에 필수적인 소식을 실천하면서 과도한 식욕을 억제해 이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3개월이 지나자 체중이 64.9kg으로 줄었다. 암 발병 전보다 더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다이어트를 하다 실패한 사람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대개 '요요 현상'을 그 이유로 든다. 우리 몸에는 체중과 체중세트포인트가 있다. 체중세트포인트는 체중계의 눈금이 아니라 우리의 뇌가 몸무게를 일정하게 만들려는 항상성을 말한다. 즉 항상 그 몸무게를 유지하려는 속성을 의미한다.

 

다이어트를 속성이나 무리하게 실행했을 경우 몸무게가 일시 줄었다해도 근본적인 체중세트포인트를 낮추지 못한다. 잠간 굶어서 체중을 줄여도 시간이 경과하면 원래 체중으로 환원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요요 현상'의 정체이다.

 

그렇다면 체중세트포인트를 낮춰야 진정한 감량이라는 얘기가 된다. 어떻게 해야 할까? 해답은 바로 시간이다. 이 포인트가 내려가는 시기는 최소 3개월이 경과해야 한다. 몸의 세포가 체중의 변화를 인지하고 변화된 몸무게가 이제 고유의 것이라고 인식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다.

 

따라서, 1일 5식 다이어트의 핵심은 3개월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3개월간 1일 5식으로 체중 감량 후 9개월간 운동을 통해 현재의 몸무게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체중세트포인트를 확실하게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 기간을 유지기라고 말한다.

 

한편, 저자는 나구모식 1일 1식 다이어트는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좋은 방법이 못된다고 지적한다. 소식 다이어트의 일종이지만 공복의 유지에 더 치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녁 한 끼만 먹어도 몸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이는 내장지방(뱃살)을 쌓아두는 것으로, 공복에 의한 감량일 뿐이라는 비판이다. 내장지방은 성인병 원인의 1순위다.

 

장수하는 소식은 따로 있다. 과식을 하면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가 많이 나오므로 소식을 해야 장수한다. 하지만 진정한 소식이란 음식을 규칙적으로 먹으면서 양을 줄인 소식을 말하는 것이다. 1일 1식의 경우 저녁은 실컷 먹으라고 말한다. 많이 먹으면 활성산소가 많이 분비되는데 이는 어떻게 할 것인가 말이다. 우리의 현명한 선조들도 조금씩 여러 끼로 나눠 먹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제 1단계 - 초기 2일은 단식(채소과일주스를 하루에 3회 마신다), 3일째는 회복기

제 2단계 - 4일째부터 1일 5식 식사를 한다.

제 3단계 - 저염식 식사로 고비를 넘겨라.

 

 

 

첫째, 천천히!

둘째, 30번 이상 씹어 먹어라

셋째, 무엇보다 70% 포만감이 들 때 식사를 멈춰라

 

 

'미인은 잠꾸러기'란 말이 있다. 다이어트의 필수 조건 중 하나가 바로 일찍 자고 충분히 잠자는 것이다. 야식의 유혹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다. 100일 프로젝트의 동반자인 다이어트 일기를 반드시 써라. 성공 확률이 훨씬 높다. 술은 다이어트의 적이다. 소주 1잔은 약 90kcal, 소주 네다섯 잔은 한 끼의 칼로리와 맞먹는다. 알코홀은 지방 분해를 억제하므로 다이어트에 있어서 역주행과 같은 행위다.

 

심한 운동보다는 가벼운 운동을 권한다. 주말을 이용한 강한 운동보다 가볍게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시간 내기가 어려운 직장인이라면 짧은 거리는 걸어서 이동하고, 엘리베이터보다 계단을 이용하면서 신체활동량을 평소에 늘리는 생활이 키 포인트다. 체내 지방을 빨리 태우겠다고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결론만 말하자면 걷기운동이 훨씬 효과적이다.

 

 

며칠전 방송된 SBS 스페셜 '끼니 반란'에선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사방식으로 간헐적 단식이 소개됐다. 간헐적 단식Intermittent Fasting이란 일주일에 한 두번 이상 16~24시간 단식을 통해 배고픈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당뇨병·치매·암을 예방하고 수명이 연장되는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아무튼 하루에 1식이 좋은지, 2식이 좋은지, 아니면 5식이 좋은지는 개개인의 취향에 맞게 결정할 식습관인 것 같다.

 

 

'몇번, 언제,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 보다 '왜 먹는가?'를 생각해야 할 것 같다.   

 

건강, 1일5식다이어트, 남호진, 미다스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