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뜬다. 사실은 오전이란 표현이 알맞다. 거울을 쳐다본다. 머리카락이 산발이다. 새벽까지 독서하다 샤워 후 머리가 축축한 채 잠자리에 든 탓이리라. 오늘도 토요일. 곧 점심먹을 시간이다. 회사 일 때문에 읽지 못했던, 하나 너무도 읽고 싶어던 책을 새벽 늦도록 읽고 또 읽었다, 독서노트에 메모까지 하면서. 일독으로 양이 차지 않는다. 또 읽어야 할 것 같다.

 

구글이란 회사는 정말 흥미롭다. 명상 프로그램을 소프트웨어로 개발했다. 차드 멍 탄이란 엔지니어는 평소부터 명상에 관해 무척 관심이 많았다. 구글은 혁신을 장려할 목적으로 엔지니어들이 자기 시간의 20%를 핵심업무 외에 다른 프로젝트에 쓰도록 허락한다. 내면검색 프로그램에 다양한 인재들이 투입됐다. 선사禪師, CEO, 스탠퍼드대학 과학자, 대니얼 골먼 등이 포함되었다. 이들이 마음챙김에 기초한 감성지능 교육과정을 개발한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누구일까? 행운의 주인공은 티베트식 복장을 하고 까까머리를 한 프랑스 사람 마티유 리카르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성장한 그는 1972년 파스퇴르연구소에서 분자유전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티베트불교 승려가 되었다. 그의 변명은 1972년 구글에 입사하지 못해 승려가 되었다고 말한다. '세계 최고의 행복남' 마티유의 뇌를 정밀촬영한 결과, 그의 행복감은 정상범위를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내면검색 교육은 구글에서 2007년부터 시작되었다. 교육에 참석한 많은 참가자들은 이 교육 덕택에 자신의 삶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일부는 자신의 일에서 새로운 의미와 만족감을 발견했고, 자기 일에 훨씬 능숙해졌다고도 말한다. 이쯤되면 내면검색이 뭔지 궁금해 진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고작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 주의력 훈련

2단계 자기 이해와 자기통제

3단계 유용한 정신습관 창조

 

 

 

대니얼 골먼은 자신의 저서 <감성지능>에서 감성능력이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연습을 통해 학습되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이를 확인하려고 굳이 연구논문을 살필 필요가 없다. 어릴 적 이미 들었던 '크리스마스 캐롤'의 스크루지 이야기에 이 사례가 나온다. 스쿠루지 영감은 많은 재산을 갖고 있지만, 감성지능이 매우 낮은 전형적인 인물이다.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3명의 유령을 만나고 나서야 외톨이에서 벗어나 사회적인 사람이 되어 베푸는 삶을 즐기게 된다.

 

 

감성지능의 효과는 제일 먼저 뛰어난 업무성과로 연결된다. 긍정심리학의 선구자 마틴 셀리그만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낙관적인 보험회사 영업사원이 비관적인 사람에 비해 첫 해에는 8%, 두 번째 해에는 31% 더 많은 실적을 올린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외에도 감성지능은 탁월한 리더십과 지속적인 행복을 위한 조건을 갖추게 해준다.

 

"행복은 '지극히 건강한 마음에서 비롯되는 깊은 충일감 ..... 단순한 쾌감이나

순간적인 감정, 기분이 아니라 최적의 존재상태'이다"

 - 마티유 리카르

 

그렇다면 감정은 훈련이 되는 것일까? 감성지능이란 감정기술들의 집합이며 이 또한 훈련될 수 있는 통찰로부터 시작된다. 구글의 교육과정은 이 기술을 훈련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감성지능은 훈련될 수 있다. 이는 학문적 근거에서 비롯된 주장이다. 즉 '신경가소성' 이라는 새로운 이론이다. 훈련을 통해 의도적으로 자신의 뇌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다.

 

 

 

감성지능훈련은 주의력훈련에서부터 시작한다. 고요하고 맑은 마음을 갖게 하는 강하고 안정적이며 예리한 주의력이 감성지능의 토대라는 것이다. 예를들어, 택시를 탔을 때 운전자에게 욕하지 않기로 선택하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그 사람이 데이트 중인 여성의 아버지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주의력훈련 방법이 바로 '마음챙김 명상'이다.

 

주의력이 향상되면 이를 어떻게 활용할까? 바로 몸에 집중시키는 것이다. 타당한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모든 감정적 경험은 몸을 통해 더 생생히 경험하기 때문이다. 둘째, 몸에 주의를 기울이면 감정이 일어나는 순간에 이를 보고 이것이 차고 기울어 지는 과정의 변화와 소멸되는 모습도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이 느린 동작으로 생성되고 변화하는 것을 지각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이를 관리하는 데 매우 능숙해질 것이다. 영화 <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가 총알이 발사되는 순간을 인지하고 느린 동작으로 탄도를 가늠한 후 재빨리 피하는 멋진 장면과 매우 흡사할 것이다.

 

가령 화가 날 때 가슴과 이마의 긴장, 얕은 호흡 등이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편이라면 불편한 상황에서 가슴이 굳어지고 호흡이 얕아지며 이마가 팽팽해지는 순간 우리는 자신이 지금 분노가 치밀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이처럼 감정은 매우 강력한 생리적 요소를 갖고 있기 때문에 생리적 차원에서 접근해야만 감성지능을 개발할 수 있는 법이다.

 

감성지능 개발을 위한 접근법은 마음챙김에서 시작된다. 마음챙김을 이용하여 주의력 훈련을 하고 이후 강력한 주의력을 감정의 생리적 측면으로 인도함으로써 감정을 생생하고 선명하게 인식하게 된다. 감성적인 경험을 선명하게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이 감성지능을 위한 토대를 형성한다. 이후에 우리는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저자는 잠자리에 들기 전 저녁시간에 어린 딸과 함께 자리에 앉아 2분간 마음챙김 연습을 한다. 하루의 2분으로 우리는 조용하게 '살아있음'과 '함께 있음'을 즐길 수 있다. 그냥 존재한다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평범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귀중한 경험인 것이다. 쉬운 방법은 그저 2분간 자신의 호흡에 지속적으로 유의하는 것이다. 더 쉬운 방법은 아무런 계획없이 2분 동안 앉아 있기만 하면 된다. 그냥 존재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마음챙김 연습이다. 

 

 

 

이 책의 저자 차드 멍 탄은 자신의 명함에 '정말 유쾌한 친구'라는 타이틀을 새긴 괴짜로 알려진 엔지니어이다. 그는 명상에 대해 눈을 뜬 뒤 유능한 사람들과 함께 소위 '내면검색'이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실제로 구글에서 7주간  교육받은 직원들이 감정조절이 쉬워져 마음이 편안해졌고, 자신감이 생겨 대인관계과 리더십 향상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 책은 독자들 누구라도 구글 직원처럼 편하게 교육받을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마음챙김 연습 외에도 자기통제력 개발, 자기 동기부여기술, 공감능력 개발, 리더십과 사회성기술 등 이해를 돕는 그림과 함께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 마치 나는 흥미로운 여행길에 나선 기분이 들었다.

 

"구글의 선물 하나를 세상에 공짜로 내어놓다"

 - 대니얼 골먼

 

 

자기계발, 너의내면을검색하라, 구글, 차드멍탄, 알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