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가슴속에는 무엇이 있으며, 마음속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 인간이 만들어가는 관계는 어째서 그리도 복잡하고 혼란스러우며, 왜 그렇게 문제가 생기고, 이해하기는 왜 그리 힘들까? 서로 가까워지고 멀어지며,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우리에게는 왜 그토록 필요한 일이면서 왜 그렇게 두려운 일일까?

 

 

이 책의 저자 세르주 에페즈는 가정, 부부 관계에 대한 심리를 치료하는 정신과 전문의이다. 그는 이 책에서 인간관계와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특정한 비법을 우리에게 제시하지 않는다. 단지 그는 애정의 관계를 구축하는 길을 따라가며 뇌와 무의식, 마음, 지나간 과거, 그리고 삶의 내면 등으로 우리를 인도할 뿐이다.

 

16세기에 프랑스의 국왕 프랑수아 2세(1544~1560)는 신생아들을 탑 속에 가두고 이들에게 말을 걸지도 말고 건드리지도 않은 채 먹이고 돌보기만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즉 아이들과 최소한의 관계도 맺지 말라는 것이 바로 그의 특별한 명령이었다. 어찌 되었을까? 우리 모두가 예상하는 것처럼 아이들은 모두 죽었다. 아이들은 배를 채우고 보살핌을 받는 것에다 어디에 연결되었다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타인과 애착 관계에 있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는 뜻이다.

 

 

인간은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품었다.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었는지, 배우자와 자식들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었는지 늘 궁금해했다. 심리학의 발단은 라스코 동굴벽화에서 발견된다. 인간 이외의 동물이 그림을 그려서 자신들의 경험을 표현하고 이를 상징화하여 후손들에게 전수한 예는 찾아볼 수 없다.

 

충동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충동은 흥분과 욕구의 중간쯤에 위치한 일종의 돌발적 기세이다. 배고프면 젖병을 찾고, 엉덩이가 축축하면 깨끗한 새 기저귀를 찾고, 피곤하면 잠을 자는 등 생리적 욕구와 직결되는 것은 단순한 충동이다. 충동은 육체와 정신 사이에 위치한다. 정신적 기운의 물질적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충동은 우리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개념이다. 삶은 자신과 외부 세계, 특히 나와 타인이 함께 만들어내는 무엇이다. 이 합작품은 바로 관계의 원동력이다.

 

"죽음의 공포 앞에서 유일한 맞수는 에로스, 즉 삶에 대한 충동이기 때문이다"

 - 앙드레 그린의 <삶의 나르시시즘과 죽음의 나르시시즘> 중에서

 

우리 모두는 혼자 살아가는 개별적 존재가 아니다. 수많은 관계와 인연의 끈들이 우리라는 존재를 이루며, 이는 우리의 무한한 자산이다. 그런데, 우리들은 자기 자신을 자기 몸 안에 갇힌 존재라고 느끼기 때문에 이러한 인연의 끈을 생각하지 않고 살고 있다. 우리를 세상과 이어주는 관계의 고리가 끊어지면, 우리의 존재감은 사라져 없어지고 말 것이다.

 

프로이트는 무의식의 개념을 찾아냈다. 그는 무의식의 발명자이다. 그는 존재의 내면 혹은 정신 구조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개인이 자신의 무의식과 맺는 관계에 대해 훌륭하게 설명했다. 지극히 정상적이고 정신상태가 건강한 사람이라도 자기 내부에 알지 못하는 힘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고 이상한 생각을 하게 만들어 이해할 수 없는 증상이 따르도록 만드는 힘이 있을 수도 있다. 이는 의식과 무의식이 자기 내부에서 대립하기 때문이다.

 

프로이트는 이드 - 에고(자아) - 슈퍼에고(초자아) 이론을 발전시켰다. 이드는 즐거움과 쾌락을 주며 우리를 기분 좋게 만드는 것으로 이끌어간다. 이 반대의 개념이 초자아이다. 이는 가문의 규칙, 종교적 계율 등이 내면화하여 우리를 지배하는 것으로 기분 좋게 만드는 것과 상반된다. 이드와 초자아 사이에 있는 자아는 규칙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한도에서 쾌락을 추구하도록 해준다.

 

프로이트는 치료란 '사랑하고 일하는 능력을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를 사회적 측면과 인성적 측면에서 주변 세상과 다시 이어주는 게 치료라는 의미이다. 심리학은 어떤 경우에도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으며, 모든 이에게 통용될 만한 기준을 제시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지표를 찾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다. 관계의 경화증에 따른 고통을 줄이고 인간을 소외로부터 해방할 수 있다.

  쥬르님의 블로그에서 인용했습니다.

 

이 책에는 주제마다 이미지가 실려 있다. 또한, 주요 심리학자나 문학가들의 저술 중 중요한 부분의 텍스트도 많이 실려 있어서 주제별로 여러 심리학자들의 의견도 볼 수 있다. 상처를 치유하는 형식은 분석이나 상담이 아니라 애정관계를 주제로 다루는 문학, 영화, 미술 등 여러 예술 장르를 소개하면서 사랑이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실수없이 제대로 사랑하려면  스스로의 정신과 심리를 음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심리학, 실수없이제대로사랑할수있을까, 세르주에페즈, 황소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