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자신의 생활과 취향을 오롯이 반영한 ‘내 집’을 직접 짓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누구나 어린 시절 한번쯤은 도화지 위에 멋진 집을 그려보며 미래를 꿈꿔본 경험이 있듯이, 결국 사람들은 집을 통해 원하는 삶을 만들어나가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직접 지은 집’은 스스로 살고 싶은 삶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나는 노후에 전원주택에서 살고 싶다. 눈앞에는 졸졸 실개천이 흐르고, 등 뒤에는 솔솔 솔향내 동산이 있고 마당엔 잡초일망정 초록빛 융단 드넓은 전원주택에서 살고 싶다.

 

이 책은 SBS ‘정글의 법칙’에서 병만족을 이끄는 김병만이 개그콘서트에서 46개월 동안 250여 개 분야의 ‘달인’으로 활약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1억 원대 집짓기를 목표로 설계부터 완공까지 직접 참여하며 좌충우돌 부딪혔던 모든 과정을 생생하게 담은 104일간의 셀프하우징(스스로 집짓기) 도전기록이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해냈다는 것이 아니다. 1억 주택 프로젝트를 제의받고 1호 건축주가 되기까지를 세세히 전한다.

 

김병만은 이 책의 ‘프롤로그’를 통해 “이 책에 소개된 나의 집은 최신식 공법으로 104일 동안 완공한 효율적인 보급형 주택이다. 좌충우돌 부딪혔던 모든 과정을 소개하고 자신만의 맞춤형 집짓기에 도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김병만은 늘 부모님께 집을 지어드리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또 언젠가는 개그맨 동료들과 함께 개그전용관을 짓겠다는 포부를 가슴에 품고 있었다. 그 꿈을 위해 틈틈이 건축공부도 해왔다. 그런 그에게 진짜 집을 지어볼 기회를 만난 것이다. 그는 ‘집짓기 프로젝트의 목표’를 세 가지로 정했다.

 

첫째,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국민주택이 될 수 있는 진짜 제대로 잘 지어진 ‘표준주택’을 지어보자. 둘째, 짓고 싶은 사람을 위한, 품질과 가격이 모두 착해서 누구나 지을 수 있는 ‘싸고 좋은 집’을 지어보자. 셋째, 살고 싶은 사람을 위한, 친환경적이며 관리비도 적게 드는 ‘고단열 1억 주택’을 지어보자는 것이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양한 건축주들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모듈러 설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구조와 공법, 지붕, 유지관리비를 낮추기 위한 단열과 난방, 그리고 집을 마무리하는 창과 방수까지 하나하나 비교하고 고민해가며 선택했다.

 

1억원의 예산으로 직접 자신이 살고 싶은 집을 짓는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부터 진행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답답함, 한편으로는 놀라움과 즐거움 그리고 완성될 집에 대한 기대감까지, 수많은 감정을 안고 달려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이 책은 한번 읽고 버리는 책이 아니다. 가까운 곳에 꽂아두었다가 언젠가 내가 집을 지을 때 참고하면 좋은 집이다. 노후에 전원주택이나 팬션을 지을 계획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안내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