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보푸리]는 보푸리(보플)가 있는 노란색 스웨터를 좋아하는 소녀의 이야기다. 엄마가 보푸리가 있는 노란색 스웨터 말고 다른 예쁜 옷을 입혀준다고 해도 소녀는 친구 보푸리 때문인지 그 옷만을 고집한다.

어느날 소녀는 엄마 심부름으로 빵과 우유를 사러 갔는데 집에 돌아와보니 보푸리와 노란색 스웨터가 없어진 것이다. 보푸리의 행방을 찾아 왔던 길을 되짚어가니 나무에보푸리가 걸려 노란색 스웨터는 실뭉치로 변해버렸다. 실망한 기색이 영역한 모습을 본 엄마가 실뭉치를 받아 다시 보푸리가 있는 노란색 스웨터로 만들어 주셨고 다시 보푸리가 돌아왔다.

 

겨울이면 스웨터를 주로 입는데 예쁘고 따뜻해 보이는 스웨터가 지저분해 보이도록 만드는 주범이 바로 보플이다. 시간만 나면 놀고 있는 손을 이용해 보플을 떼기에 바빴다. 그런데 작가는 소녀의 노란색 스웨터에 지저분해 보이던 보플을 ‘보푸리’라는 이름을 만들어주고 소녀의 친구라고 생각한다. 이 얼마나 순수한가, 순수하기 때문에 한낮 스웨터에 보플을 친구로 받아들일 수 있고 생명력이 없는 것에게도 생명을 불어넣어 보푸리를 스웨터에 매달려 있는 양으로 표현했다. 어릴 때 순수했던 마음은 어른이 되면서 현실적으로 변하고 그에 따라 순수함이 잃어가고 감정 또한 메말라 가는 것 같다. 내 모습이고 많은 성인들의 모습일 것이다. 동화작가는 나처럼 감정이 메마른 사람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다.

 

7살 딸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동화를 펼치더니 하는 말이,

“우와~~ 엄마 이 아이는 머리가 퍼머했나봐요. 근데 왜 양을 메달고 다니지? 인형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차근차근 읽기 시작했다. 읽는 중간중간 흥미롭고 재미있는지 미소도 짓고 폭소도 터뜨리기를 반복하다 책이 끝났다.

책 읽고 나서 느낀 점을 얘기하라고 했더니 “그림이 예뻐요. 꼬마랑 양(보푸리)가 귀엽고요, 옷이 걸려서 스웨터가 없어지는 게 재미있었어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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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생각해 보면 딸에게도 애착을 갖는 물건이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볼 때 지저분하고 쓸모없어 보이지만 딸에게는 아주 소중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책을 읽으면서 또 한번 반성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이면 엄마도 좋은 것 같다.

큰 교훈이 있는 책은 아니었지만 그림도 예쁘고 내용은 따뜻함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이런 책을 매일 아이와 함께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