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삶에서 여행은 사람들의 지친 심신에 다시 힘을 얻게 해주는 필요한 요소다.

17번째 최소연 작가의 글에서 읽었지만 직장인들에게 일이 힘들던 직장 내에서 부딪히는 상사나 동료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할 때 3,6,9라는 고비(사표를 내고 싶은 마음)가 있다. 그래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표 하나쯤은 가슴속에 품고 다닌다는 말을 주변에서 가끔 들었다. 여차하면 내고 싶지만 가족들 생각에 한번, 그리고 또 두 번 참아본다고 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여행이 아닐까한다.

제주도 언제나 가고 싶은 곳.

말로만 들어본 올레길을 배낭을 메고 모든 생각을 버리고 그냥 천천히 자연과 동무하면서 걷고도 싶고 물질하는 해녀들과 만나 담소도 나눠보고 싶고,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면 그곳에 온 여러 사람들과 대화도 나눠보고 싶다.

 

[갈수록 더 그리운 제주]에는 27명의 여행 작가의 제주여행 이야기가 담겨있다.

제주도라는 여행지에서 보고 느끼는 각기 다른 생각들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보면서 전에 내가 갔던 제주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다. 친한 친구가 제주 여행담을 이야기 하는 것처럼 친근하고 편안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여느 여행책자와 같이 능숙한 여행작가의 글을 볼수도 있었다. 그들이 들려주는 제주 이야기를 읽다보니 마치 삶의 한부분은 제주와 함께 했던 것처럼 제주를 조금 알게 된 것 같다. 육지 사람과 제주사람의 중간 반은 제주사람이 된 것 같은 어설픈 생각에 웃음이 피식 나온다.

 

여행지의 멋진 풍경이나 현지 음식도 중요하지만, 여행을 그 이상으로 가치 있게 하는 것은 바로 사람이다. 여행길에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 그들에게서 듣는 또 다른 삶, 그 만남은 인생의 거름이요 윤활유가 된다. --- P 149

 

 

70대 노 부부가 운영하는 서귀포 법환동(2012년 4월 돈내코로 이사했다고함)에 가면 알레올레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햇볕에 잘 마른 이불에서 달콤한 하룻밤을 보내는 것만으로 행복하고, 정성이 들어간 따끈한 아침과 간단한 점심 도시락까지 챙겨주시는 따뜻한 마음의 여주인인 배선생님이 계시다는 그 곳 제주에 가면 꼭 알레올레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가고 싶다.

 

이미 뜨거운 불 맛을 본 제주의 돌 현무암과 평생을 함께 해 오신 석공예 명장 장공익씨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고 여전히 작품을 만들고 계시다는 그곳 금능석물원도 꼭 들러보고 싶은 곳 중에 하나다. 사진 속 평생을 돌가루를 뒤짚어 쓰고 살았을 그의 삶이 담긴 듯 한 석상을 직접 보고싶다.

 

 

바쁘게만 돌아가는 세상에서 여유를 찾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여행은 그냥 좋다. 언제가 될런지는 몰라도 혼자서 배낭을 메고 제주도를 찾아갈 날을 상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