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외딴섬 감옥에서 보낸 756일간의 기록들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마음 아프고 안타까운 한 여자의 이야기 있다.

 

 

[잃어버린 날들]은 우유부단하다 못해 너무 착한 남편이 빚 보증을 잘못서 집안 형편이 기울어져 한 평범한 가정의 아내이자 예쁜 딸의 엄마였던 한 여자가 한 순간에 잘못된 선택으로 불행의 구덩이로 빠져 악몽같은 시간을 보낸 실제 이야기이다. 그녀는 남편 지인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그저 짐을 옮기는 것이 전부였지만 그 짐 안에는 다름 아닌 코카인이 들어었다. 결국 마약범으로 프랑스에서 체포되어 말도 통하지 않고 자기편이라고는 한명도 없는 곳에서 죄인이 된다.

 

어려운 상황에 짐만 옮겨주면 돈 4백만원을 벌수 있다는 제안은 악마의 유혹처럼 달콤했을 것이다. 그녀는 한순간의 달콤한 유혹이 그 오랜 시간동안 악몽같은 생활을 하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얼마전 개봉된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을 이미 봤지만 영화라는게 약간의 각색이 있다보니 영화보다는 실제 사건을 더 자세하게 기록한 책으로 보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영화의 포스터에서 봤던 대서양의 카브리해를 멍하니 바라보던 전도연의 사진이 있던 띠지를 펼쳐보니 혼란스럽고 위협적이고 몽환적인 느낌의 파도가 표지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마치 이 이야기의 내용을 암시하는 듯했다.

 

영화에서 마찬가지였지만 가난하고 무지한 것이 이 사건의 시발점이었고 그 답답함을 견뎌야만 하는 주인공과 가족을 보며 가슴 아프고 눈물이 흘렀다.

그녀의 억울한 사실을 알면서 발 벗고 뛰어다녀야 할 대사관이나 영사관은 너무나도 무관심하고 냉담했다. 대한민국 국민이 누구하나 손잡아 줄 곳 없는 곳에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도움을 요청했음에도 국민의 혈세로 월급을 받는 대사관이나 영사관에서 그저 똑같이 죄인 취급만 하고 왜 저 따위로 밖에 행동하지 못하나 잠시 귀 기우여주지 않았음에 화가 났고 내가 이렇게 한심한 나라에서 살고 있었구나 싶어 또 한번 화가 났다. ‘추적 60분’을 통해 이 사건이 알려지지 않았다면 정부에서는 아무런 개입이나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에 주진철(남편의 지인이자 코카인 운반을 부탁한 사람) 일당이 잡히지 않았다면 한 여자와 한 가정에 일어났던 이 가슴 아픈 이야기가 그냥 묻혀서 그냥 그렇게 잊혀져야만 했을 것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내려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