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는 여리고 섬세한 아이다.

“넌 나보다 힘도 없고 이상하게 생겼어.”

“너 저리가 잘하지도 못하면서.”

그래서 친구들의 이런 말들에 쉽게 상처받고, 눈물을 흘렸다.

그런 연두에게 늘 “괜찮단다. 연두야.”라고 말해주는 엄마가 계셨어요.

하지만 오늘은 너무 속상해 하는 연두를 보며 엄마는 고민 끝에 좋은 생각이 나서 웃으며 날개를 펼쳤더니 파랗고 하얀 나라가 펼쳐졌어요. 파랗고 하얀 나라의 구름에는 그동안 연두가 호기심 많고 마음이 따뜻한 아이였고, 엄마를 잘 도와주고, 친구들에게 따뜻한 말을 해주고, 도깨비가 나타났을 때 무서웠지만 도깨비도 물리쳐주는 용기 있는 아이였던 모습들이 있었어요. 그 후로 연두는 슬퍼하기 보다 뿌듯해할 때가 더 많았다.

여기까지는 [섬세한 아이, 연두]의 줄거리였습니다.

 

노란색 엄마새가 연두색 작은 새를 안고 있는 동화책의 표지는 보는 이로 하여금 따뜻함을 주기에 충분했고 컬러도 정말 예뻤다.

표지를 본 딸이 내게 질문을 했다.

“엄마, 엄마새는 노란색인데 연두는 연두색이예요?”

“아마도 그건 둘다 노란색으로 그리면 구분이 잘 되지 않아서 다른 색으로 그린거 아닐까?”라고 말했지만 순간 정말 왜 그렇지 했다가 ‘엄마새가 노란색이더라도 아이새는 연두색으로 그릴 수 있지 않나? 창의력이 중요하다는 요즘 벌써 아이에게 짜여든 틀에 박혀 가고 있는건 아닌가?’싶어 살짝 조바심 내보기도 했다.

 

딸과 함께 이 책을 보면서 연두와 어쩜 이리도 비슷할까 싶었다.

딸은 씩씩하고 밝은 아이였는데 언젠가부터 조심성이 많이지고 잘 삐지고 또 울기 시작했다.

이런 경우도 있었다.“너 사탕이나 초코렛 너무 많이 먹으면 뚱뚱해지고 충치벌레도 많이 생길거야. 그러니까 조심씩 먹고 양치를 잘 해야해.”라고 하면 먹던거 내려 놓고 침대에 엎드려서 소리없이 울고 있다. 물론 화를 낸 것도 아니고 부드럽게 한 말인데도 그런 반응을 보인다. “딸 왜 그러는데?”라고 물으면 “그럼 이제부터 아무것도 안 먹으면 되겠네. 그럼 되지?”하고 엄청 불쌍한 표정을 짓는다.

이럴 땐 대체 어떻게 반응해줘야하는 건지 당혹스럽다.

한해 한해 아이가 커가면서 어떻게 하면 아이 마음이 다치치 않고 밝고 현명하게 커갈수 있을지 고민이 많아진다. 나도 사람인지라 아이에게 버럭하게 될 때가 있는데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는 걸 보면서 조금만 더 여유로워질 걸 하는 급후회를 하게된다. 아이 마음에 상처를 내 놓고 뒤늦게 “소리질러서 미안해”하고 꼭 안아주는 일 밖엔 할 수 없다는게 내가 과연부모 자질이 있나 싶어질때가 많다. 이 책을 보고 뱃속에 있을 때 엄마 아빠가 행복해 하는 사진도 보여주고 1살때는 이랬고, 2살때는 이랬었고.... 딸 기억속에 없었던 좋은 추억들과 사랑스러웠던 모습을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자기가 정말 그랬었냐며 표정이 밝아졌다. 아마도 자기가 생각하는것보다 엄마, 아빠가 얼마나 자기를 사랑하는지 알게 되지 않았을까 싶어 나도 뿌듯해졌다. 동화책 속에 연두가 예쁜게 웃는 모습처럼 딸이 밝고 예쁘고 건강하게 컸으면 좋겠다.

 

 

 

[섬세한 아이, 연두]는 그림이 색채가 따뜻하고 예쁘다. 유치원생을 둔 엄마와 딸에게 내용 또한 좋은 책이다.

 

 

 

어렸을때도 이렇게까지 보진 않았던 동화책을 다 큰 어른이 된 지금 예쁜 딸 덕에 보면서 삶을 다시 배우고 다시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