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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김, 최, 염, 그리고 A!

정과 김과 최와 염, 그리고 A는 대학 영화동아리에서 만난 친구들이다. A의 영화시사회를 보고 난 몇일 후 A가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K시에 장례식장이 마련됐다는 전화를 받은 정과 김과 최는 김의 차로 밤의 고속도로를 달려 K시로 향한다.

라디오에서는 기상캐스터가 날이 맑을거라는데 눈인지 비인지 알수 없는 최는 그걸 진눈깨비라고 단정지어 말했다. 장례식장 가는 분위기에 맞는 날씨와 배경이 함께 깔린다.

뉴스에서는 논산 분기점에서 충돌사고가 있었다는 속보가 나온다. 이들의 차가 논산 분기점 쯤 도착했을 때 앞을 추월하던 차가 빗길에 충돌사고가 이어지고 정은 창문에 팔을 걸치고 사망한 남자가 낯익은 것 같았다. ‘세웠어야지’ 정이 말했다. 그 추월하던 차가 이들의 차가 아니었을까하는 이상한 생각을 했다. 그들의 모습을 영혼이되어 그들이 사고난 장면을 보고있는건가? 하는 이상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K시로 가는 도중 3명에게 차례로 도착하는 A의 문자...

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죽은 사람이 문자를 보내다니, 독자인 나도 섬뜩하게 했다. 이게 공포물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으나 이상하게도 셋 중 어느 누구도 그 문자에 대해서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

네 친구가 모였네.

우리는 모두 음악의 어두운 곳으로.

그런데 넌 왜 신발 끈을 목에 묶고 있어?

P177 ------ A가 정에게 보낸 문자

이 이야기는 함께 차를 타고 장례식장에 가는 3인(정, 김, 최)이 각자 한번씩 번갈아가며 화자가 되어 자신의 생각들과 A에와 얽힌 시절에 대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진다.

K시의 터미널에서 만나기로 염과 터미널에 차를 세우고 내린 정, 김, 최가 하늘로 시선을 처리를 하면 소설을 끝이난다.

어제 새벽 이장욱의 장편소설 [천국보다 낯선]의 마지막장을 덮고 나서 내가 한일은 컴퓨터를 켜고 [천국보다 낯선]이라는 영화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천국보다 낯선]이라는 영화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몇 장의 영화속 사진에서 책속의 인물들의 모습이 묘하게 교차되고 있음을 알았다. 바다를 바라보고 서있는 세남녀의 사진을 보면서 책의 막바지 부분과 영화 [고래사냥]의 한 장면이 하나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갑자기 [고래사냥]이라는 영화가 떠올랐는지는 알수 없다.

읽는동안 쉽게 놓을 수 없는 마력에 빠져들었지만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가는 숨막히고 무섭게 다가오는 상황들에 마지막장을 덮는 순간까지 가슴속에 답답함이 남아있다. 완전히 풀지 못한 숙제가 남은 것 같다. 언젠가 다시 한번 이 책을 손에 들고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