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되고 싶은 추락천사와 평범한 여고생의 사랑을 중심으로 빠르게 전개되는 의문의 사건들을 다룬 로맨스 판타지 '허쉬허쉬' 시리즈 두번째 이야기. 아빠의 죽음을 비롯해 속속 드러나는 어두운 가족의 비밀, 우정과 배신, 그리고 사랑 등 10대 소녀라면 누구나 겪어봤을 만한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는 고등학교 여학생 노라 그레이가 소설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내가 종이를 꺼내자 비는 입을 다물었다. 검은색 마커펜 글씨로 휘갈겨 쓴 메모였다. [이건 블랙핸드의 반지다. 바로 네 아빠를 죽인 범인이지].”
(/ p.161)

“밤 새 그런 생각들로 머릿속이 정신없이 복잡했다. 마음속에서는 패치를 잃은 데 대한 애통함과 부정하고픈 심정, 분노가 불쑥불쑥 고개를 들었다. 어떤 때에는 패치와 같이 도망치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매일 아침마다 오래오래 지속될 절절한 아픔을 안고 앞으로도 절대 패치와 함께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 깨어나는 것보다는 아무리 짧더라도 잠시의 행복을 맛보는 편이 더 나을 테니까.”
(/ p.262)

“난 눈을 질끈 감고 뛰어내렸다. 주위에서 공기가 찢어지는 느낌이 나더니 다음 순간 난 패치의 품에 단단히 안겨 있었다. 잠시 그대로 있자니, 뛰어내린 것도 그렇고 패치와 딱 달라붙어 있다는 사실 때문에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패치의 옷자락에 매달려 따스한 목덜미에 얼굴을 묻은 채 언제까지나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
(/ p.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