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독 약 220분 <- 단어 찾지 않았고, 음독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의 스카프가 바람에 날려가자, 그것을 쫓아 아벨은 일행에게서 멀어져 혼자 무쥐도에 떨어지게 됩니다.

매일 매일 섬을 벗어나기 위해 애쓰지만, 모두 허사로 돌아가지만 결코 희망을 잃지 않는 아벨의 곁에는 아만다의 스카프만 있을 뿐이에요.

그는 아만다를 향한 그리움을 조각상으로 표현해내는군요.

부엉이라는 적이 나타나 생명을 위협하지만, 문명(=책)을 향한 욕망을 버리지 못하고 목숨까지 걸어가며 책을 읽게 되고, 추운 겨울이 왔을 때는 바람 막아주는 곳에 겨우 몸을 누이면서도 스카프를 놓지 않습니다.

현재의 상황이 되게 만든 것은 어찌 보면, 아만다의 스카프, 그래서 잠시 원망을 하기도 하지만, 그 역시도 아만다를 향한 그리움의 표현으로 느껴지더군요.

봄이 오자, 겨울잠에서 나온 개구리와 조우하게 됩니다.

"넌 직업이 뭐야?"

"나 직업 없었는데..."

"조각가 하면 되겠네."

"사랑이 있으면 가능해."

참 별말 아닌 거 같지만, 너무나 많은 것을 전달하는 문장들이 아닌가 싶어요.

편하게 살았던 아벨은, 무쥐도에 오면서 할 수 있는 전부를 경험하게 되고, 외로움에 조각을 하게 되는데, 그것을 재능 때문이 아닌, 마음 때문이라고 하잖아요.

어떤 일이든, 그 일에 사랑 혹은 마음을 담는다면, 아벨처럼 할 수 있다는 작가의 조언으로 들렸다고 하면, 제가 너무 오바하는 걸까요?

문명인은 아니지만, 그래도 소통할 수 있는 대상은 외로움에 쩔어 있는 아벨에게 너무나도 필요한 존재였어요. 물론 이 짧은 만남도, 개구리가 자신의 가족을 기억? 해 냄으로 해서 쫑 납니다.

개구리의 등을 타고 물을 건널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물 건너 가고~

개구리에게 아만다에게 자신의 생사를 전해달라고 하지만, 그 역시도 기억력 꽝인 가우어인 까닭에 물 건너 갑니다.

그렇게 구조대를 기다리다가, 결국 여름이 되네요.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친 아벨, 드디어, 드디어 비장한 결심을 마치고 얕아진 물 속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목숨을 담보로 건너온 물, 자신의 고향 땅을 밟고 서서, 무쥐도를 바라보는 아벨에겐 양쪽 다 의미가 있는 장소가 아닐까 싶네요.

피곤해서 잠시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났는데, 천적인 고양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무쥐도에 떨어졌을 때가 가장 최악인 줄 알았는데

부엉이를 만났을 때 가장 최악인 줄 알았는데

겨울이 가장 최악인 줄 알았는데

친구가 떠났을 때가 가장 최악인 줄 알았는데

무쥐도를 떠나고 만난 고양이라니....역시 스타이그 작가는 마음 놓고 있으면 뒤통수 치는 능력이....

한마디로 짱이세요~

이렇게 인생에는 우리들이 생각하기에 "가장 최악의 시기라고" 생각하는 때가 옵니다만, 결국 그것은 지나가는 순간이며, 그 순간이 지나면 더 힘든 시간이 올 수도 있지만, 그 역시도 지나갈 거라는, 것이겠지요.

누군가 도와줄 사람은 오지 않고 누구하나 곁에 없다고 해도, 절대로 절망하고 멈추어서는 안되며, 움직여야 한나 봅니다.

역시 스타이그 작가는, 짱~!?

 

숱한 어려움을 통해서 성장한 아벨은 그렇게 또 한 번의 역경을 이겨내고, 반쯤은 걸으면서 반쯤은 뛰면서, 마을로 들어섭니다.  할 수 있었다면, 반쯤은 날아서 왔겠지요.

아내인 아만다의 모습이 보이지만, 그는 꾹 참고, 자신의 집으로 갑니다.

처음과 얼마나 달라졌는지, 아시겠죠?

이제는 행동하기 전에 생각하고 인내하는 법을 배운 아벨~이랍니다.

"당신의 스카프를 가져왔소."

최고의 사랑이며, 또한 자신을 향한 최고의 찬사이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