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책의 서문에는 전생에 관련된 소년의 이야기랬는데? 틱장애를 가지고 뚱뚱하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받는 한 소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부모님과는 따로 떨어져 열일곱살 차이가 나는 형과 단둘이 사는 소년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은 오직 먹는 것 뿐이었다. 어느날 자신이 전생에 무엇이었을지 상상해보고 이유를 써오라는 선생님의 글짓기 숙제가 있기 전까지는!...

숙제를 하며 알게된 헤르메스란 사람과 떠난 전생여행에서 소년은 자신이 전생에 캄보디아에 살았던 코끼리 였음을 알게된다.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자신의 의사표현을 당당히 하지 못하는 현실과 코끼리로서 조선에 건너와 사람들과 삽사리(강아지)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는 전생에 혼란스러워하며 차라리 엄마를 잃은 아기 코끼리였던 그 상황이 더 좋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사실 이 소년의 이런 틱장애는 태어나면서부터가 아닌 초등학교 2,3학년 무렵부터 시작됐는데 엄마와 형의 말다툼이 자신과 관련되었음을 눈치챈 뒤부터였다. 무슨말인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어린마음에도 느꼈는지 무서워서 못 들은 척 피하면서이다. 쀍,뙞,톩,힠,첰,틉,핵, 끕...등의 이상한 단어들 말이다.

어느 날 알게된 진실, 사실 소년이 가장 미워하고 사라졌으면 하던 형이 바로 아빠였다는 것, 그리고 지금껏 아빠 엄마라 알던 분들은 할아버지,할머니였다는 것을...자신에 관한 모든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소년은 그토록 무서워하던 형, 아니 아빠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할 수 있는 소년이 되어있었고(물론 그토록 자신을 괴롭히던 틱은 사라지고) 형은 그런 자신에게 한없이 작아진채로 미안해하며 슬퍼하였다. 자신을 어린왕자가 사는 별에 바오밥 나무처럼 덩치만 커다랗고 쓸모없는 존재라며 늘 그렇게 말하던 형이 정작 소년이 그렇게 생각하자 상처를 준 자신이 미안하고 한없이 작아진 모습에 소년은 괴로워한다.

9번의 전생인 제비,대나무,엉겅퀴, 쥐, 까마귀, 나비, 소, 개, 코끼리 였다가 죽는 순간 간절히 원하던 소원이 모두 인간이 되는 것임을 깨닫는다. 2학년 겨울방학때 이미 형이 아빠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사실은 형이 자신을 미워한게 아니라 자신이 형에 대한 미움을 차곡차곡 쌓아두고 있던 것임을..그 미움이 틱이 되어 나타난 것임을 소년은 깨닫게 되며 자연스레 틱도 사라지고 친구들과도 가까워지며 마음의 안정을 찾아간다.

위기의 가정이 많아지고 그런 가정에서의 아이들이 정서적 안정을 찾지 못하고 학습면이나 생활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다. 주인공 소년도 그러한 상황이었으나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가고 변화되어 가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린 감동적인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