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 한 여행기에 저를 푹 빠지게 한 오소희님.
단순히 나라를 돌아보는 여행이 아닌
사람여행을 하는 오소희 님이 참 멋져 보였습니다
그런 분이기에 어떤 소설을 쓰셨을까 무척 궁금했답니다

오소희 님의 장편소설 '해나가 있던 자리'는
싱글맘으로서 아들 재인과 행복한 삶을 살던 해나가
갑자기 여섯살 재인을 하늘로 떠나 보내고 난 뒤의 이야기입니다

해나는 싱글맘의 삶을 선택했고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엄마에게 '행복해~'라는 말을 해 줄수 있는 아들 재인이 있었기때문에 삶은 행복으로 충만했습니다
그러나 재인이 갑자기 떠난뒤 모든게 무너졌고 극한의 상황으로까지 갈 뻔 했습니다
그 상황에서 해나는 무작정 비행기를 타고 떠났습니다
첫 도착지에서 우연히 만난 안젤로라는 아이에게서
블루라곤이라는 곳을 듣고
그곳을 찾아 떠납니다
하지만 블루라곤은 아무도 모르는 곳..
가는도중 어찌하다 마지막으로 그린레프트 라는 곳에 도달했습니다
그 곳에서 만난 이디, 마디, 소피아, 제이 그리고
그린레프트의 자연 속에서 해나는 아픔을 극복해나갑니다

소설 속의 그린레프트는 실제 존재하는 곳은 아닙니다
아이를 잃은 엄마에게 아픔을 극복하고 치유해주는 곳은 어디에도 없을것입니다
그러나 그린레프트라는 가상의 공간을 통해 해나에게 치유의 장소를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그 곳은 오소희 님의 여행기에서 만난 곳들과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사람들도 그랬습니다
오랜 여행 이 소설의 바탕이 되었다고 느껴졌고
오소희 님이 고스란히 이 책 속에 녹아 들어 간 것 같아 전 참 좋았습니다
가상의 장소이지만 지구 어딘가에 꼭 있을것만 같은 곳이라 여겨졌고
저도 그 안에서 해나처럼 마음을 씻어내고 싶었습니다

한편으로 소설을 읽어 나가는 동안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아이를 잃는다는것은 상상조차 못 할 일이라 두려움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내가 해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는 이야기가 끝날때까지 어떤 예상도 할 수 없었지요
그러다가 작가의 말 속에서
세월호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아.. 1년전 해나처럼 아이를 잃은 수많은 부모들..
그분들은 우리가 알다시피 해나처럼 치유의 공간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아직도 아픔 속에 있고
그 고통은 끝나지 않을것입니다
그것을 알고 있기에
상상도 안되는 일을 겪은 분들에게 오소희님은 위로와 응원을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아이를 잃은 아픔을 겪은 분들에게 오소희님의 바람대로
이 책이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