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칭’ – 일명 ‘관찰자 효과’. 그저 놀라운 내용들이 책을 가득 메우고 있기에 읽는 내내
‘진짜?’ 이런 혼잣말이 저절로 나왔고, 지금도 과연 이게 다 사실일까 하는 의구심이
가시지 않는다. 저자의 얘기대로 저자가 기자 출신이라서 그런지 책에 소개가 되는
사례가 아주 풍부한 것도 이 책을 보다 돋보이게 하는 요인이 되는 것 같다. 많은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지만 저자가 얘기를 하는 초점은 결국은 하나로 모인다.
자신을 왓칭하라. 즉 자신을 바라보라는 얘기인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자신을
객관화 시켜서 바라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자신을 객관화 시킨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라는 단어는 초등학생들도 입에 달고 살 만큼 일상적인
단어가 되었다. 나도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가 ‘얼굴이 좀 안 좋아보이네’
라고 한 마디 던진다면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얘기가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렇지 뭐’와 같은 얘기이다. 이렇듯 스트레스는 어느 순간부터 나의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 마냥 친밀하게(?) 나와 동행을 하고 있다. 스트레스에 대해 생각을
하다보니 과연 스트레스의 근원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나는 중요한 발표를
해야 할 때 ‘불안’이라는 스트레스를 받고, 다른 사람들의 예상치 못한 반응 혹은 무례한
반응에 ‘화’라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리고 나보다 뛰어난 누군가를 봤을 때도 ‘저
사람은 저렇게 훌륭한데 나는 왜 이렇지’라는 자괴감이라는 이름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왓칭’에서는 이런 여러 종류의 스트레스를 받게 될 때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되면 그 스트레스가 사라진다고 얘기를 한다.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일까?
스트레스를 없애기 위해 현대 의학이 얼마나 힘을 쓰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되면 그 스트레스가 없어진다고 역설하고 있으니 말이다. 터무니
없는 소리처럼 들리지만 저자는 이 주장에 대해 많은 사례를 들면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많은 사례들 중에서 나의 흥미를 끌었던 몇몇을 살펴보면 우선 이중슬릿 실험이라는
것이 눈에 띄었다. 추가적인 자료도 조사를 해 보았지만 정말 놀랄만한 일이다라고
밖에는 얘기를 할 수 없을 것 같다. 손을 대는 것도 아니고 그저 관찰을 할 뿐이지만
그 관찰이 실험 결과를 판이하게 바꾸어 놓는다. 이런 마술 같은 일이 실제로 발생을
하고 현대물리학에서도 이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한 때 항간에 떠돌았던
물이 사람의 감정이나 글자를 알아본다는 얘기도 사진을 통해 보니 그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각국의 다른 언어로 ‘사랑’이나 ‘미움’을 붙여 놓아도 어김없이 물은
그 말에 따라 반응을 하고 있다. 이것도 놀랄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람의 경우를 예로 들면 사람의 구강세포 일부를 떼어 다른 곳에 두어도 그 사람의
감정이 그 구강세포에서 그대로 나타났다고 한다. 거리상으로 몇 백 킬로가 떨어지고
시간상으로는 몇 일이 지나서 실험을 해 보아도 그 결과는 그대로 재현이 되었다.
그리고 비슷한 연배의 사람들을 20년 전의 모습을 꾸민 세트에서 한 동안 살게 하였더니
모든 건강 수치가 20년 전으로 돌아왔다는 얘기도 나온다. 반대로 젊은 사람을 3주 정도
그저 침대에 누워 있으라고만 하고 자신이 얼마나 무력한 지를 주입을 시켜주니 3주만에
폭삭 늙어버렸다는 얘기도 그저 신기할 뿐이다.
조금 더 거시적으로 시야를 돌려 9.11 테러 같은 큰 재앙을 미리 예측했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실제로 9.11 테러가 그 자리에서 어떤 식으로 발생을 할 것이다라는
예측은 불가능하겠지만 큰 재난이 지구상에 닥친다는 것은 몇 시간 혹은 몇 일 전에
‘무작위 사건 발생 장치’를 통해 예측이 된다고 한다. 이는 단순히 동전을 던져서 앞,
뒤가 나오는 확률 같은 것을 프로그램 시킨 장치로 평소에는 50:50의 확률이 나와야
되지만 어떤 큰 재난이 발생하기 전에는 그 수치가 균형을 이루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로 9.11 테러가 있기 전에는 이 수치가 심각하게 균형을 이루지 않아 관련자들은
뭔가 큰 일이 일어날 것을 미리 예감했었다고 한다.
책에 나오는 사례들을 하나씩 다시 꺼내 보아도 그저 믿기지 않는 내용 들 뿐이다.
그럼 앞에 열거된 사례들과 ‘왓칭’ 사이에는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저자는 위에
나오는 모든 사례들이 미립자와 연관이 있다고 얘길한다. 미립자는 물리적인 거리 뿐
아니라 시간까지도 초월을 한다. 또한 모든 만물은 미립자로 이루어져 있고 이 미립자는
사람의 두뇌보다 똑똑한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 말은 미립자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고 그에 따라 변화가 된다는 얘기이다. 이런 이유로 사람의
마음까지도 그저 바라보는 것을 통해 조절이 가능하다는 게 ‘왓칭’의 핵심이다.
우리가 우리의 생각을 얘기할 때 다른 사람이 나의 생각을 비난을 하면 ‘화’가 난다.
그럴 때 나타나는 화는 나의 생각과 나를 동일하게 여겼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단지 나의 생각이 비난을 받았을 뿐인데 내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인
셈이다. 이럴 때 마치 다른 사람을 바라보듯이 스스로를 바라본다면 순식간에 ‘화’가
사라진다는 것이 ‘관찰자 효과’이다. 이는 객관적으로 자신을 보면서 ‘화’와 자신을
분리시켜 버리는 개념이다. ‘화’라는 감정은 그저 ‘화’라는 감정으로만 인정을 하고,
더 이상 그 ‘화’가 나 자신이 아님을 깨닫게 되면 그 ‘화’는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고
한다.
일단 전반적인 ‘왓칭’의 내용은 여기까지이다. ‘왓칭’은 자기계발서와는 사뭇 다르다.
내용도 다르고, 분위기도 다르다. 그럼에도 끌리는 것은 이 책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주제 때문일 것이다. 얘기로서는 어느 정도 수긍이 되지만, 실제로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만약 실제로 활용을 할 수 있다면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뿐 아니라 자기계발에도 뛰어나다는 것을 저자는 본인의 경험을 통해
덧붙이고 있다. 나도 저자와 동일한 경험을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 해 줄 수 있는
그런 날을 기대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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