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본지도 오래되어 내용이 가물가물했다. 영화를 보면서 나름 재미있게 본 듯

했으나,  별다른 감흥은 느끼지 않았던 것 같기에 책으로서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생각 하지 않았던 것들도 가끔 하게 되어 있는 법.

여친님의 강제추천독서라는 외압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기게 되었다.

 

- 앞 표지에 적혀 있던 그녀의 메모…

 

“죽고싶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나요?

사랑엔, 많은 조건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감옥에 갇혀있는 죄수들에게 편견을 가지고 있나요?

그렇다면, 끝까지 이 책을 보세요..

아마, 많은 생각들이 바뀔테니까요..

아, 이 책을 읽는 동안, 전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죽고싶다”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고, 죄수들에게도 어느 정도 편견을 가지고

있다. 억울한 일로 잡혀 들어간 사람들도 더러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대다수

일테니 일단 그 사람에 대해서 구체적인 무언가를 알지 못하는 이상 편견을 가지는 건

당연할 것 같다. 그럼 사랑에 대한 나의 태도는 어떨까..사랑에 대해서도 무조건적인

사랑은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극히 드물다고 생각을 하는 나이다.

적고나서 보니 그래서 이 책을 나에게 추천 해 준 건가?? 이런 생각이 문득 든다..-_-;

 

우선 결론부터 적어보자면, 이 책은 나의 기존의 생각을 바꿀 만큼의 내용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추천인의 메모에 대해서 한 번쯤 더 생각을 해 보는 시간이었기에

나름 괜찮게 읽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죄수 그것도 사형수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책에 나오는 사형수는 살인을 저질렀다. (누명이긴 하지만)

살인이라 함은 그저 잔악무도하다는 것이 조건반사적으로 연상이 되지만 사형수의

얘기를 듣고 있노라면 그 또한 가슴속에는 아픔만이 그득하다는 것이 느껴진다.

물론 아픔이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살인이 정당화 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여기에 나오는 또 한 여인. 겉보기에는 남부러울 것 없는 그녀이지만 그녀 또한 말할 수 

없는 상처를 가슴에 품고 산다. 언제나 마지막 만남을 하는 여자와 사형수.

이렇게 아픈 사람들, 서로를 꼴통이라 자칭하는 사람들이지만 서로를 통해 사랑이 

무엇인지를 산다는 게 무엇인지를 서서히 알아나가게 되는 어떻게 보면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의견이 분분한 사형제도의 집행과 사형수가 저질렀던 범죄가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그저 아름답게만 받아들이지 못하게 한다. 개인적으로는 사형제도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가지고 있진 않다. 사람이 사람을 단죄한다는 것에는 뭔가 

불합리한 면이 느껴져서 반대편에 섰다가도 매스컴에서 한 번씩 보도가 되는 극악한 

범죄자를 보면 죽여 마땅하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걸로 봐서는 사형제에 대한 나의

견해는 온전치 않음이 맞는 것 같다.

 

책에서는 사형을 집행하지 않으면 거기에 따른 비용 발생에 대한 부분도 언급을 하고

있다. 생각을 하니 그 말은 참 인정머리 없게 들리는 얘기지만 현실적으로는 참 맞는

이야기 인것 같다. 가끔 사형수에 대한 얘기를 접하노라면 대다수는 어느 순간 교화가

되는 것처럼 얘기를 한다. 그 교화가 실제 사회에 다시 복귀를 시켜도 꾸준히 이어질

정도의 교화인지는 누구도 판단을 할 순 없을 것이. ‘죄는 미워하데 사람은

미워하지 마라. ’ 이 말이 어디까지 적용이 될 수 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