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무리. 

-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대로 내 삶을 사는 것, 그건 이기적인 것이 아닙니다.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대로 남에게 살도록 요구하는 것, 그것이 이기적인 것입니다.

- 나는 네가 어떤 인생을 살든 너를 응원할 것이다. 그러니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고

  네 날개를 마음껏 펼치거라. 두려워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뿐이다.

- 인간에게 그보다 더한 시련은 없네. 현재의 자기와는 달라지고 싶은 동경,

  그보다 더 인간의 심장을 불태우는 동경은 없지.

- 쌓아 올린 네 건물이 어느 날 흔적도 없이 무너지는 기분이 든다 해도, 두려워하지

  말아라. 생각보다 말이야. 생은 길어. 

 

감상.

사실 공지영 작가의 책을 읽은 적이 없다.

굳이 공지영 작가의 책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가

어느 정도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하진 못하겠다.   

사실 그녀의 사생활이나 가치관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

그저 표면적으로 드러난 사실이나 매스컴을 통해 한 번씩 이슈가 되는 그녀의 모습이

내가 생각하는 작가의 모습과 조금 거리가 있는 것 같아 데면데면했다는 것 정도이다.

 

그래서 이 책도 개인적인 선택이었으면 읽지 않았을 법 하지만,

영향력 있는 사람의 추천이 있기에 읽게 되었고, 다 읽고 난 지금은 잘 보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도 얘기하고 있지만 나는 공지영이라는 사람과 공지영이 쓴

글을 동일시 하고 있었다.

그런데 책을 읽기 위해서는 최소한 이 둘을 객관화 시키는 일이 필요했다.

 

이 책은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묶어서 나왔다고 한다.

이름 있는 작가이기 이전에 부모로써 딸에게 들려주고 이야기들을 하나씩 적어놓았고,

책장을 덮을 무렵에는 그녀가 자식을 생각하는 맘이 느껴졌기에 뭉클해 지기도 했다.

 

딸에게 공부하라. 좋은 대학을 가라고 잔소리를 하는 대신에

‘현재를 살아라, 언제나 깨어 있으라’는 얘길 항상 했다고 한다.

이 한 부분만 보더라도 그녀가 멋진 엄마라는 증거가 될 수 있을 듯 하다.

자식이 스스로 세상을 헤쳐나갈 용기를 가지게 하되,

묵묵히 옆에서 그런 자식을 응원을 하는 모습은 나도 나중에 닮아보고 싶다.  

 

'언젠가 어두운 모퉁이를 돌며, 앞날이 캄캄하다고 느낄 때, 세상의 모든 문들이

 네 앞에서만 셔터를 내리고 있다고 느껴질 때, 모두 지정된 좌석표를 들고 있는

 데 너 혼자 임시 대기자 줄에 서 있다고 느껴질 때, 언뜻 네가 보았던 모든 희망과

 믿음이 실은 환영이 아니었나 의심될 때, 너의 어린 시절의 운동회 날을 생각해.

 그때 목이 터져라 너를 부르고 있었던 엄마의 목소리를.

 네 귀에 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야. 네가 달리고 있을 때에도 설사,

 네가 멈추어 울고 서 있을 때에도 나는 너를 응원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