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잔은 곱고 바르게 잘 자란 양갓집 규수이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성장기의 대부분을 수도원에서 보냈고,

지금은 고향집으로 내려와서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다.

인근 동네에 쥴리앙이라는 총각이 잔을 어여삐 여겨 주변을 맴돈 결과,

잔의 부모님과 잔의 맘을 뺏어 결국에는 결혼에 까지 성공한다.

잔은 양갓집 규수답게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고,

그 환상을 당연히 쥴리앙이 채워주리란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쥴리앙은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부터 잔에게 시큰둥하기만 하다.

이런 쥴리앙이 못내 서운하지만, 그냥 그려려니 하고 참고만 있었거늘

쥴리앙이 자신의 하녀와 정분이 난 사실을 알고 만다.

이때부터 시작된 불행의 늪은 계속해서 잔을 떠나지 않고, 잔은 쥴리앙에게서

받지 못한 사랑을 자식인 폴에게서 갈구하지만 이 마저도 여의치 않은채

쓸쓸히 늙어간다..

 

감상.

솔직히 앞 부분 조금 읽다가 내 던져 버릴만한 책이었다.

그런데 그 힘든 부분을 넘기니 의외로 내용이 술술 넘어갔다.

사실 가기로 예약된 첫 번째 독서 모임의 채택된 도서가 이 책이었다.

그 의무감이 아니었다면 절대 지겨웠던 부분을 넘길 수 없었으리라..

 

여자의 일생..제목부터 꽤나 거창하다..일단은 책을 다 읽은 지금 여자의 일생 사이에

수식어구를 넣어보자면 여자의 (쓸쓸했던) 일생이 될 것 같다.

그만큼 소설 속 주인공은 행복한 삶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었다.

 

심성은 누구보다 착하고, 집안도 좋은 이 여성이 왜 쓸쓸한 인생을 살아야만 했을까.

모파상이 이 부분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주고자 그런 방향으로 집필을 했는진

모르겠지만, 쓸쓸하고 공허한 주인공의 맘이 소설을 읽는 동안 느껴지는 듯 했다.

 

자신이 의도하는 바대로 인생이 흘러가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태도나 마음가짐은 자신이 결정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부분에서 주인공의 태도가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소설의 대미를 장식하는 그 한 마디.

조금은 아무렇지 않은 듯 툭 내 던지듯이 하는 그 한 마디가 정말

잔잔한 여운으로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