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대학 동창인 혁주와 문경은 각각 사별, 이혼이라는 이유로 혼자 살고 있다. 둘은 우연히

만나 서로의 사정을 알게 되고 애틋함을 느끼게 된다. 어느덧 자연스레 결혼을 얘기할

만한 시간이 되자 문경의 기다림과는 달리 혁주는 계속 뜸을 들인다. 실상을 보니,

혁주도 문경과 결혼을 하고자 하였으나 어머니가 처녀 장가 자리를 알아본다는 얘기에

문경과의 결혼을 망설이고 있다. 결국 혁주는 돈은 많고 결혼 경험은 없는 처자를 소개

받고, 자신의 아기까지 가진 문경은 버리게 된다. 혼자된 문경은 자신의 아이를 키우기

위해 갖은 고생을 하면서도, 아이만 보면 마냥 행복해지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6년이란 세월을 뒤로하고 혁주가 자신의 눈앞에 나타나게 되는데..

  

갈무리.

- 문경을 아내로 맞아 드리겠다는 말을 어머니에게 꺼내기는 그리도 어려워 결국은

  못하고 말았건만, 그 여자를 버리기 위한 의논은 술술 잘도 나왔다.

- 꼭 당장 오줌 쌀 사람 밀치고 화장실에 먼저 들어가 담배 한 대 피고 나오는 년처럼

  밉살스러워.

- 아흔 아홉냥 가진 자가 한 냥 가진걸 빼앗아 채우고자 할 때 얼마나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잔혹해 질 수 있는지.

 

감상.

故 박완서 작가의 작품은 ‘그 많던 싱아를 누가 다 먹었을까’ 이후 처음이다. 그 때는

별다른 생각없이 읽어서 못 느꼈던 같은데, 번역서를 많이 보다가 오랜만에 우리 문학을

접하다 보니 번역서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그런 표현을 많이 접한 듯 하다. 그래서

오랜만에 신선한 느낌을 받음과 동시에 작가에 대한 경외심이 생겨났다. 박완서

작가에 대해 조금 찾아보니, 1950년에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을 했다고 한다.

그 당시에 서울대 국문과라니..어쩐지 포스가..흠..

그런데 아쉽게도 그 해 6.25 전쟁이 발발해 공부를 계속 할 수 가 없었다

고 한다. 그러다 결혼 후 애기들 낳고 17년간의 가사 생활 후에야 다시금 세상으로

나오셨다. 그 후에는 왕성한 경험을 토대로 한 작품도 많이 쓰면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다고 한다. 이 책도 70,80년대의 가부장제도에 대한 내용이다. 남자인

내가 봐도 좀 심하다 싶은 그런 내용이 많이 있다. 소설이지만 분명 그 시대의

사회상이 반영이 되어있으리라 생각된다.

 

아직까지 남녀차별에 대한 문제는 민감한 사안으로 남아있지만, 그 시대에 비하면

정말 많이 개선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남녀차별을 비롯해 인종차별, 장애인차별등과

같은 차별에 대한 문제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개인적인 소양에 기인하는 면이

많기에 불가능하다고 여겨진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사회적인 시각은 조금씩이나마

변하고 있음을 이 책의 시대상과 지금의 비교를 통해서 확실히 알 수 있게 되어 그나마

안심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