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신지는 생명보험회사 직원으로 사망보험금과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다.

어느 날 한 여자가 자살을 해도 보험금 수령이 가능한 지에 대해 전화로 문의를 한다.

단지 보험금 수령이 가능하다는 말만 하고 끊으면 자신의 업무는 끝이 나지만 왠지 이

여자를 말려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생면부지의 여자에게 자신이 조금만

신경을 썼다면 형의 자살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고 그 것을 막지 못한 죄책감에 대해

얘기를 한다. 자신이 만류했던 그 일로 인해 자신이 끔찍한 사건에 휩싸이게 됐다는

것을 알게 되는 건 시간이 꽤나 흐른 다음이었고, 그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사건을

막는 건 어려워만 보이는데…

 

갈무리.

- 살인의 충동이 안으로 들어가서 자살에 이르는 경우도 빈번하고,

반대로 자살하고 싶다는 욕망이 투영된 살인도 존재한다.

- 손해보험업계에서는 공공연하게 청구 금액의 절반은 사기라고까지 말하고

   있으며 생명보험에까지 파급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 “정성결여자” 일각에서는 어머니의 체취나 젖냄새를 느끼지 못하는 바람에

   정성적인 감정의 발달이 제한된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감상.

책을 읽기 전 책의 제목과 책의 표지만으로도 음산한 분위기가 한껏 풍겨져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여니 초반에는 별로 그런 분위기가 안 느껴졌다. 소재로써

그리 흔한진 않은 생명보험회사 직원을 통해 그 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고, 한국이나

일본이나 보험업계는 비슷한 면이 많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런 소소한 재미에 빠져 있을 무렵, 소설은 점점 음산한 기운을 발산하기 시작했다.

음산한 기운을 넘어선 섬뜩하고 무서움마저 느끼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소설을 읽으면서 무서움을 느낀 건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탁월한

묘사 덕분인지 절로 기괴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이 소설은 사이코패스를 다룬 소설이다.

사실 사건 자체에서 무서움을 느꼈다기 보단 인물에서 섬뜩함이 느껴진다.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을 것만 같은 그 광기가 절로 전해지는 듯 하다.   

 

사이코패스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고 한다. 소설에서는 마음(감정)이 없는

사람으로 규정을 하고 있다. 자식에 대한 마음도 그 안에 포함이 된다고 한다.

실제 그런 이론이 들어 맞다고 본다면, 마음을 느끼지 못하는 자(사이코패스)에게

특별한 이유없이 해코지를 당하는 것도 정말 불행한 일이고 안타깝기 그지 없는

일이지만, 마음을 느끼지 못한다는 자체도 개인의 인생으로 볼 땐 꽤나 불행한 일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