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도전하면서 가장 애먹은 책이다. 

처음부터 진도가 너무 안나가서^^;

게다가 읽으면서 헷갈리기까지 했다. 조르바의 자유분방함이 지나치기 까지 하고, 크리스천인 나로써는 수시로 나오는 붓다의 얘기며, (그러나 중간중간 단테의 글도 나온다).. 저자의 사상이 무엇있일까 헷갈릴 정도 였다.

 

책과 글쓰기에 몰두하는 나(화자)가 조르바를 만난건 조르바의 나이 65세이다. 조르바는 돌장이,광부,행상,전투요원,호박씨장수,대장장이 기타등등 안해본 일이 없지만  산투르를 잘 다루고 춤으로 이야기를 할 정도로 격정적이며 그 나이에도 세상의 모든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이다. 그러나 여자를 대할때와 여자에 대한 생각을 얘기할때는 여자로써 분노가 느껴질정도로, 여자를 사랑하면서도 여자에 대한 천박함이 화가났다.

영혼의 경건함과 도를 닦는 저자는 이런 조르바의 분방함이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그러다가 동네 과부와 한번의 사랑을 나누게 되는데, 이 과부는 자기를 짝사랑하는 남자를 자살하게 만든 여자이다. 며칠이 지나 동네 사람들이 이 여자를 저주하더니 급기야 죽이기 까지 한다.

이 소설에서 나오는 첫 죽음이다. 다음으로는 조르바와 결혼까지 하려고 행복에 겨워하는 늙은 과부의 죽음이다. 그리고 수도사의 죽음 그리고는 조르바와 헤어지고 몇년간의 시간이 지난 후 조르바의 죽음의 소식을 맞게 되고. 소설은 끝난다.

이 소설의 매력은 끝부분이다. 소설의 반 정도를 어려운 단어들과 이해하기 힘든 사상들, 말투들,단어들로 혼랍스럽던 내게 중후반부터 끌어당기는 무언가가 있었다.

카잔차키스 평생을 인간과 신에 대한 연구와 육체와 영혼, 서로 모순되는 반대의 개념을 하나로 조화하려는 끊임없는 투쟁으로 보냈다. 그 고뇌가 이 소설에 고스란히 녹여져 있다. 자유로운 영혼 조르바를 통해 삶을 다시 보기 위해 애쓴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조르바의 부인이 될뻔한 과부의 죽음이었다. 어제 까지만 해도, 아니 몇시간 전만해도 숨을 헐떡이며 죽고 싶지 않다고 들썩이던 여인은 순식간에 죽음을 맞고, 벌써 썩어져가는 육체에는 벌레가 낀다. 마을 사람들 한두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이 여인의 물건들을 집어가기 시작하고, 장례 후 이 집안에는 그 아무 것도 없다.

인생이 왜 이리 쓸쓸한가.

썩어질 육체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하며 사나.

진탕 마시고 즐기고 죽을 때까지 누려야 하나.

삶은 무엇이고, 치열한 것은 무엇인가.

치열하게 지키면서 사는 사람들은 무엇으로 부터 자기를 지키는 것인가.

여러 질문들을 갖게 되는 책이었다.

저자의 화려한 필력은 자연과 상황들을 묘사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묘사하는데에 놀랍도록 정교했다.

그런 재미가 이국적인 단어와 대화에서 읽기의 어려움이 있지만, 읽은 즐거움을 주는데 한몫 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