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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逍遙)의 멋, 대이화지(大而化之)하는 삶  | 서평 2011.11.21 11:5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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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
들녘 | 2011/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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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逍遙)의 멋, 대이화지(大而化之)하는 삶

 

마음수련이 아직도 부족한 것일까. 한해 두해 나이를 먹어갈수록 마음 씀씀이가 더 커지고 의연해져야 할텐데 요즘 들어 화를 내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몸과 마음에 피로가 쌓인 것이 주요한 이유라 생각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마음에 여유가 없는 탓이다. 책을 읽고 쓰는 일도 조금은 귀찮아졌다. 점점 코너에 몰리는 듯했다. 그래서일까? ‘장자’를 읽고 싶었다. 올 초 읽다만 원전을 제쳐두고 중국의 왕멍이 재해석한 <나는 장자다>(들녘, 2011)를 읽게 되었다.

 

장자의 세계는 그 내면으로 들어갈수록 복잡다단하다. 들어보면 별거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말장난 하는 것 같기도 하며, 무슨 말인지 도통 종잡을 수 없기도 하다. 그래서 그 철학의 세계를 간파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한 이유로 올해 초 장자 원전에 도전했을 때에는 그만 끝까지 갈 수 없었다. 아쉬웠다. 소요의 멋만 조금 맛보고 말았다니…. 왕멍의 이 책은 그래서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원문에 대한 풀이가 아닌 저자만의 장자읽기라 장자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저자는 아예 서문에서부터 대놓고 밝힌다. 나는 장자와 놀겠노라고 말이다. 소를 탄 노자에게로 달려가고, 나비가 된 장자에게로 펄럭이며 날아가듯 장자를 따라다녔다. 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닌 것이 아니라 잠시 다른 사람에게 한눈도 팔고, 감히 장자에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이 책은 단순한 원전 풀이가 아니라 장자 제대로 읽기다. 원전에서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 뜻을 밝히고, 제가백자 시대 사상가들의 철학과 비교하거나 근현대 작가들의 사상과 대비시킨다. 이유는 단 하나, 장자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다.

 

그래서인지 읽고 나니 소요(逍遙)의 멋이 큰 의미가 다가왔다. 장자 사상의 모든 출발은 바로 소요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족스러울 만큼 여유롭고 즐거운 삶이 어디 쉽게 찾아오는가. 소요할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생각도 더 풍부하게 할 수 있고, 삶에서 끊임없이 실천하고 반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그래야 대이화지(大而化之)할 수 있다. 대이화지는 문제를 넓게 바라보고 사소한 일에 연연해 다투거나 고민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소요하는 마음이 없다면 절대 그럴 여유도 없다. 이러한 마음가짐들이 모여 결국 장자가 말하는 인간과 자연이 하나 되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왕멍의 글을 통해서나마 장자를 조금 알 수 있게 되었다. 장자 원전을 다시 읽는다면 그때보다는 보다 가까이 장자의 세계에 다가갈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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