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우선 이 책을 보자마자 탄성이 절로 나왔어요.
쪽빛 그림책 시리즈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환상적인 색채가 정말 남달랐거든요. 

고흐와 테오 형제의 아버지는 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조그만 교회의 목사셨대요.
풍족하지는 않지만 형은 아버지처럼, 동생 테오는 형처럼 되고 싶었다고 하니
가족애가 남달랐던 것 같아요. ^^ 
그러던 어느날, 고흐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기숙 학교에 들어가게 됐대요.
학교를 졸업한 고흐는 도시의 화랑에서 일했고 
그림에 둘러싸여 일하는걸 즐기는 듯 했지만
고흐는 끝내 아버지처럼 목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버리지 못하고
탄광에 들어가 가난하고 비참한 사람들에게 설교를 했어요.
그 후 열 달 뒤,  고흐는 테오에게
"드디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 화가가 될거야." 란 편지를 보내옵니다.
하지만 현실과 타협하지 못해 사람들과 심지어는 모델과도 논쟁을 벌이는 
고흐의 경제적 뒷바라지는 온전히 동생 테오의 몫이었어요.
돈없는 화가들이 모여 그림을 그릴 아뜰리에 만들 경비를 테오에게 마련하게 했지만
고흐의 작품은 단 한 장도 팔리지 않았다고 하니 
괴팍한 예술가 형을 둔 덕분에 동생 테오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케 하는 부분이네요.
"나는 형의 이기적인 모습을 동경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워했어요." 란 말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요.
이후에도 고흐가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생활을 했는지 
생전에 고흐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와 테오의 독백을 통해 알 수 있었어요.

책소개를 통해서도 충분히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일단 그림이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밀밭의 색깔도 진한 노란색, 푸른 하늘과 어우러진 초록색, 
밀알이 알알이 느껴지는 연두빛을 머금은 초록색까지
제 표현력이 부족한게 안타까울 정도로 
정말 다채로운 색감을 드러내서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해준답니다. 
동생에게 경제적 책임을 떠맡긴 무책임한 형이었지만
테오에게 보내는 고흐의 편지에서는
동생을 향한 무한한 애정과 믿음을 엿볼 수가 있었어요.
현실과는 동떨어진채 자신의 예술혼을 불태우며 살았던 고흐에게 있어 
동생 테오는
현실과 소통하는 매개체이자 자기를 온전히 이해해주는 단 한사람의 친구인 듯 했어요.

이 책은 고흐의 동생인 테오의 시선으로 바라본 고흐 이야기라는 점도 신선했지만
이야기가 없는 그림책이라 해도 
그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까지 화사해지는 책이라
읽는 내내, 아니 보는 내내 맘이 설레였답니다. 
미술작품을 소장하는 듯한 뿌듯함까지 안겨줄 것 같은 책,
거기에 중간중간 고흐의 시적 표현이 주는 감미로움까지~
두고두고 보고 또 보고 싶은 정말 주옥같은 책이었어요. ^^

다만, 이런 멋진 그림을 
중간에 집지 않은 한 장의 온전한 그림으로 즐길 수 있길 바래봅니다. 
코팅지가 아니라 무광으로 처리하셨다면 그림의 깊이가 더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조심스런 바람도 가져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