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소설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영리>

 

 

 

제목이 너무 어렵다. 영리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단지 영리라는 단어 뒤에 따라온 그림자의 뒤편이라는 말을 보고 그런 뜻인가 짐작할 뿐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책 제목과 달리 표지 속의 거실안의 또 다른 온실 안에 키워지는 식물, 그리고 뒷편으로 비치는 창가의 햇살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표지는 제목과 달리 하지 않기에 무엇을 이야기해 주고자 하는지 그 또한 궁금했다.

 

우선 이 작품은 일본 문단에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소설이라고 한다. 작가가 무슨 상을 받았는가 하는 건 내게 그닥 중요하지 않았다. 일본 문단의 상의 흐름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하튼 일본의 순수문학상에 해당하는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이면서 동시에  분가쿠카이 신인상을 거머쥔 작품이 바로 <영리> 그리고 작가인 누마타 신스케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데뷔작으로 신인상이자 작품상까지 거머쥐었다니 분명 일본 문단에서 그의 작품에 충격과 찬사를 보내는 듯 하다.

 

상을 받은 작품이기 때문에 궁금하기 보다는 소재가 2011년 3월 11일에 있었던 동일본대지진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갔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때의 지진과 쓰나미로 많은 사람들이 실종되고 피해를 입은게 사실이니 말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자연재해의 이면에 있는 사람들의 힘든 일상을 다루는게 아닐까 추측했는데 그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나, 곤노 슈이치는 좌천처럼 살아보지 못한 장소에 발령을 받고 내려온다. 그곳은 바로 이와테 현 모리오카 시. 작품 <영리>의 주무대이다. 이곳에서 히아사라는 친구를 사귀면서 낚시도 함께 다니고 서로 마음을 털어놓는? 제법 친한 친구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어느날 히아사는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고 곤노는 이해하면서도 약간 서운함을 느낀다. 그리고 불현듯 자신의 앞에 나타나 새롭게 일하게 된 장례업체의 구좌를 하나 들어달라는 친구. 그리고 일어난 동일본대지진. 소식이 닿지 않는 친구를 찾아 그의 집까지 방문하게 되는 곤노. 그곳에서 히아사의 아버지를 만나 지금까지 알지 못한 히아사의 이면을 접하게 된다.

 

너무도 짧은 이야기이다. 근래 읽은 소설 중에서 가장 짧은 분량이다. 그런데 그 짧은 이야기 속에 작가는 많은 것을 고민하도록 한다. 처음 둘 사람이 낚시를 다니고 주인공 곤노의 시선을 따라 주변 풍경과 상황을 담담히 전해듣게 된다. 작가는 되도록 주인공의 심리를 묘사하지 않고 보여지는 외부적인 것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우리가 표면적으로 봐왔던 것들에 의문을 던지게 한다. 그것은 진실일까? 진실이 아니더라도 그 이면에 숨겨진 그림자 역시 받아들여야 할 또 하나의 진실이 아닌가 하고 말이다.  그림자의 뒤편은 어쩌면 또 하나의 표면이 될지도 모른다. 

 

 동일본대지진 때문에 실종되었다고 생각한 히아사. 그가 정말 사라진 것인지 아니면 새롭게 알게 된 또 다른 모습의 그로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그에 대한 판단은 오로지 독자 몫이다. 책을 읽기 전에 동일본대지진이 아주 커다란 사건이 되리라 기대했는데 말미에 친구의 실종의 원인과 관련될 뿐이다. 작가는 지진 자체가 아니라 그 이후 사라진 사람들 남겨진 사람들에 대해서 말하고자 했다.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보여지는 대로 받아들이면서 살고 있지만 그것의 그림자의 뒤편까지 알게 될 때 거짓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그것도 진실로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해 묻고자 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