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인간도 소통이 필요하다.] 

파랑새 클래식 시리즈는 일반적인 책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혹은 읽지 않았을 법한 책을 출간하는 느낌이 든다. 블랙 뷰티나 밤비가 그랬고 이번에는 화이트 팽. 그러고 보니 익숙하지 않은 작가의 작품이면서 동시에 모두 동물에 대해서 다룬 책이다. 이번 책 역시 화이트 팽을 통해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할 여지를 남겨둔다. 

표지를 보면 사나운 늑대 한 마리가 송곳니를 드러내며 으르렁 거리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화이트 팽은 사나운 늑대의 송곳니를 지니고 있고 동시에 인간과 함께 지내는 개의 온순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동물이다. 그도 그럴 것이 화이트 팽은 개와 늑대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화이트 팽이라는 이름을 통해 작가는 개처럼 함께 있어도 그 속에 숨은 늑대의 본성을 잊지 않고 경계하려고 했다. 이름만으로도 화이트 팽이 인간과 함께 지내면서 겪었을 힘든 순간들을 짐작하게 된다. 

화이트팽에게 인간을 절대자이자 신처럼 느껴진다. 가장 큰 놀라움은 신들에게는 죽은 사물이나 다름 없는 막대기를 다스리는 힘이 있다. 막대기를 다스린다..이런저런 설명을 하지 않아도 그것은 막대기가 갖는 폭력성을 상징한다. 떨어져 있는 막대기 하나는 아무 쓸모 없지만 인간의 손에 들어가면 이것은 무시무시한 무기가 되어 사정없이 동물을 후려친다. 길들인다는 명목으로 생명없는 이 막대기를 다스리는 인간의 잔인한 폭력이 시작되는 것이다. 

폭력에 의해서 동물을 길들이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 위드 스코트는 막대기와 채찍을 드는 대신 다른 방법으로 동물과 소통하고 길들이는 방법을 택했다. 서로 다른 인간의 모습을 보면서 잔인함 대신 인내심을 가지고 동물을 길들이는 방법에 한표를 던지게 된다. 인간간의 소통도 필요하지만  그 이전에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길들이는 방법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길들이고 친해진다는 것은 또 다른 소통을 의미하는 것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