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에 대한 인정, 그것이 필요하다>

 

 

 

 

작년에 강남역에서 있었던 묻지마 여성 폭행,살해사건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지나가는 모르는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었다. 여성에 대한 증오와 혐오를 안고 있던 한 남성의 일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사회에 이러한 사건이 많이 일어나면서 혐오와 증오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독일의 대표 지성으로 불리는 칼롤린 엠케는 <혐오의 시대>를 통해서 날카로운 시대고발을 하고 있다. 여성이든 노인이든, 가지지 못한 자이든 이들에 대한 혐오는 이제 단순한 미움을 넘어 자칫잘못하면 조절할 수 없는 거대한 폭력 사태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우린 언제나 다름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나와 피부색이 다르거나 나와 생김새가 다르거나 혹은 일반적이지 못한 신체를 가지고 있어도 쿨 하게 넘어가지 못한다.다름에 대한 인정을 하기에는 너무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많고 그러한 판단이 주관임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 표현하고자 하는 심리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이러한 것은 이성에 의해서 조절이 되지만 극단적인 감정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다름에 대한 차이가 증오로 발현되는 경우, 이것은 폭력을 동반하게도 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증오와 혐오를 단순한 개인의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다름을 이유로 멸지하는 자가 생기고, 대부분이 이것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방관하면서 사회적으로 공모가 이루어진다고 본다 .이 순간 번뜩이며 스치는 것은 학교 교실에서 행해지는 왕따현상이었다. 누군가 약한 아이를 상대로 왕따를 실행하는 몇몇의 아이들이 있고 대부부의 아이들은 가담하지는 않지만 묵인함으로써 동조자가 되는 것이다. 순간 얼마나 섬뜩해지는지...

나와 상관없기 때문에 묵인하는 것이 사회의 흐름을 형성하는 또 하나의 동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경각심이 들었다. 저자는 이러한 증오가 인종과 종교를 넘어 다양한 형태로 발현된다는 것을 세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혐오와 증오라는 것은 결국 사회가 키워낸 불평등과 차별에 정면으로 맞선다는 것이 되겠다. 미국에서 트럼프의 이민정책에 대해서도 이런 사회적 혐오감을 키워낼 소지가 만연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 또한 혐오를 조장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코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혐오사회는 생각해보지 못했던 오늘날의 사회 현상에 대해서 내가 경험하지 못한 혹은 나와 다른 환경에 대해서까지 생각해 볼 필요성을 심어주는 책이다. 나만 아니면 된다가 아니라 나도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사회의 변화를 바라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