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집을 읽는 이유는 그 속에 우리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또는 무심히 보는 한 사물에서도 그 순수의 세계를 볼 수 있기도 하다.
이렇듯 동시를 읽으면 자신도 모르게 해맑아지는 느낌을 갖곤 한다. 두고두고 읽어도 좋을 동시집을 만나면 왠지 든든해지는 마음도 가져보기도 한다.
이 동시집이 그렇다.
이 동시집에 나오는 동시들에는 모두 주인공들이 있다. 가만히 읽어보면 내 이야기인 것도 같고, 내 아이에 대한 이야기인 것도 같다. 그래서 읽기 쉽고, 이해가 쉽다. 그렇다고 해서 동시가 가진 울림이 없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아이가 읽어도 마음에 와 닿고, 어른들이 읽어도 그 속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동시가 가져야 할 중요한 장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서 이 동시집에 있는 동시의 주인공들은 참 할 말이 많다. 조잘조잘 해 대는 말들이 지금까지 어찌 참고 있었는지 오히려 귀엽기까지 하다. 때로는 아이의 마음에서, 때로는 엄마의 마음에서, 때로는 자연의 말로 참 정겹게도 이야기한다.

작가는 아주 사소한 것에도 관심을 가졌다. 그 사소한 것에 생명을 넣고 의미를 넣어 동시도 탄생시켰다. 빨래 마르는 모습도 무심히 보지 않았고, 오후 1시에 새들이, 벌레들이 노닐고 있는 모습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아름다운 마음으로, 고운 언어로 뭉쳐서 동시로 만들어 놓았다.
이 동시들을 읽으면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이 새삼 특별하게 보여지기도 한다.

무심한 듯하면서도 활발하게, 투정부린 듯하면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내 보이고, 보잘 것 없는 하지만 꼭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시적 매력이 작가의 세계를 좀 더 확장하여 보게 한다.
아주 오랫동안 동시를 써온 작가의 저력을 충분히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