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꽤 끌어당기는 무엇인가가 분명히 있다. 작가가 누구인지도 살펴보게 되고, 내용이 어떨까는 살펴보게 된다.

더 솔직히 말하면 이전에 책을 사다두고, 그 때 대충 읽고 이제야 다시 읽어본다. 그러니 제대로 읽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때는 뭔일로 그리 바쁜지, 아니 게으른지가 더 솔직할 것이다.

 

이 책을 펼치면 그냥 몇 군데에서 시선이 멈춰진다.

요즘 보기 힘든 손글씨가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손글씨를, 아니 손편지를 언제 써 봤는지도 가물하다. 그러니 더 반갑고, 신기하고, 그냥 그러한 마음이 든다.

책에서는 육필로 쓴 글이라고 하지만 그냥 쉽게 말해서 직접 쓴 편지들을 잘 모아두었다. 그런데 여기에 편지를 주고 받은 사람이 누구냐하면 우리가 다 알직한 사람들, 문인들이다. 그들이 누군가와 주고 받은 편지들이다.

문인들의 글은 작품으로 만나보지만 그들의 진짜 사는 이야기, 솔직한 이야기 등은 이렇게 누군가와 주고 받은 편지를 통해 알게 된다. 이분은 작품에서는 이런 느낌인데, 글은 또는 다른 사람과의 이야기는 이렇게 하는구나라고 짐작해보게 된다.

그러나 이들이 보낸 사람이나 받은 사람이 만만치 않는 그들이다. 주고 받은 두 인물이 모두가 문인들이다. 그래서 아주 특별한 책이다.

친절하게도 원문은 사진으로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리고 잘 보이지 않을까봐, 다시 활자로 보여준다. 그리고 이 책을 모아둔 작가의 이야기가 있다.

 

글을 다 읽고 무심히 나는 언제 편지를, 누군가와 주고 받았냐를 떠올려보니 아주 오래전이다. 그것도 정말 오래전에.

얼마전 무슨 일로 꽤 긴글을 손으로 쓰려니 힘들었다. 이제는 손으로 쓰는 것보다 컴퓨터의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이 더편해진 요즘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 때의 열정이 조금, 아니 많이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