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그 지명만으로도 떠오르는 것이 있다. 아직도 완전히 복구가 되지 못한, 그 엄청난 기름띠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한숨을 뱉어내던 곳이다. 그 맑고 아름다웠던 태안에 기름띠로 얼룩졌을 때 우리의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엄청난 노력을 하였기에 결코 무심히 떠올릴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그들은 겨울이지만 자연을 되살리기 위해 뜨거운 땀을 흘리기도 하였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그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천연기념물 431호 태안 신두리 모래언덕,
이 책을 통해 태안의 한 모래 언덕이 천연기념물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러기에 그 태안이 기름에 뒤덮였다니 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작가가 태안에 기름이 흘러들기 전 이 그림책을 준비하고 정리하여 두었음이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1년 동안 신두리 모래 언덕을 찾으면서 기록하여 그려둔 것이 오히려 지금은 소중한 자료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모래에는 풀이 못 자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책을 보면 그렇지 않다. 어쩌면 그리 신기하게도 풀들이 살아가고 있는지 몇 번을 되짚어 읽게 보게 한다.
모래언덕이라고 하면 아무도 돌보지 않아 그냥 메마른 땅이라고만 생각된다. 하지만 이 그림책을 보다보면 정말 소중한 것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마치 태안의 신두리 모래언덕이 1년 동안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모래언덕은 겨울의 찬바람도 견디어 봄에 피어나고, 여름의 뜨거운 햇살에 자라서 가을이면 그 씨앗들을 멀리 멀리 보내는 그 생태를 한 해도 빠짐없이 해 오고 있었다.
사구식물의 특징을 설명하면서도 이야기가 있다. 어떤 풀이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그 식물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살아가는지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사람들의 손이 닿지 않아 마치 제멋대로 인 것 같지만 그 속에서도 그들 나름대로의 삶을 지탱하고 있었음을 우리는 알게 된다.